수출 책임… 압박 받았을수도
21일 사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김인식 부사장은 하루 전 긴급 체포된 하성용 전 대표와 고교 동기이자 최측근 인물이다.
공군사관학교를 나와 전투기 조종사를 지낸 예비역 준장 출신으로 국방부 항공사업단에서 근무하다 KAI로 옮긴 뒤 2015년 말부터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수출사업 전반을 총괄해왔다.
김 부사장은 KAI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주재 사무소장으로 민간 경력을 쌓기 시작해 이후 수출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한때 KAI를 떠났으나 하 전 대표의 요청으로 재입사해 옆에서 보좌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KAI 내 하 전 대표의 경북고 51회 동기 3인방 핵심 인물인 김 부사장은 최근 이라크에 판매한 F/A 50 경공격기 대금 회수 문제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KAI 관계자는 “이라크와 계약한 F/A 50 경공격기 24대 중 6대는 이라크에 있고 나머지는 KAI 공장에 있는데, 한 달 전에 밀린 돈을 받으러 출장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이라크 정부가 전쟁 등 내분 때문에 판매대금을 주지 않아 3000억∼4000억 원의 미회수금을 어떻게 받아내야할 지 방법론 문제로 고민을 거듭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미회수금으로 인해 KAI 경영 악화도 심해졌다.
KAI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KAI는 이라크·필리핀 등 F/A 50 경공격기 해외 판매 사업과 관련해 미국에서 제공하는 무장 옵션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무장 탑재 허가를 내주지 않는 바람에 어렵게 수출이 성사돼도 무장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수입국의 불만을 샀고 하마터면 계약이 파기될 뻔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의 관심은 하 전 대표가 회계조작, 원가 부풀리기 등에 따른 횡령·배임·사기 및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체포된 만큼 측근인 김 부사장이 이에 직간접으로 연루됐을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김 부사장이 공군 조종사 출신인 만큼 회계조작 등에 개입됐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검찰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문고리 3인방과의 연루 가능성 등 권력형 비리 의혹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김 부사장 측을 예의주시해왔다는 후문이다. 이런 시점에서 김 부사장의 사망이 향후 수사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