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김명수 표결 등 관련
野3당 의원들에 무더기 문자
“갈수록 조직화하고 집요해져”


여야 국회의원들이 인사청문회와 상임위원회 회의, 주요 안건 표결 때 무더기로 쏟아지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폭탄(사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떼문자’를 보내는 주체도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를 일컫는 ‘문빠’들 뿐 아니라 보수 개신교 신자들까지 사안별로 다양화되고 늘어나는 양상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 의원들은 최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을 촉구하는 문자 메시지를 하루에도 수십에서 수백 통씩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은 이를 문빠들의 소행으로 추정한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19대 대통령선거 때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하루에도 적지 않은 양의 항의성 문자를 받고 있다”며 “소신과 양심에 따라 의정 활동을 펼치는 것인 만큼 크게 신경 쓰지는 않지만 욕설이나 협박성 문자를 받을 때는 위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빠들과 대척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는 보수 개신교 신자들도 새로운 문자 폭탄 부대로 떠올랐다. 이들은 문빠들과 정반대로 김 후보자를 비난하면서 임명동의안 부결을 촉구하는 문자 메시지를 대량으로 살포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동성애를 지지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문자 폭탄을 통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동성애 합법화에 반대하는 개신교계 인사들로부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김명수 반대’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휴대전화가 제 기능을 못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여당 의원들도 문자 폭탄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과거 문자 폭탄을 ‘문자 소통’이라고 치켜세웠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홍역을 치렀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안 된다고 이틀간 500개가 넘는 문자를 보낸 분들, 오늘부터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절대 안 된다고 다시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다”며 “반복되는 문자 행동에 진실성이 의심되는 사람은 저뿐일까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야당 의원은 “국회의원은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일정 부분 감내해야 하지만, 갈수록 문자 폭탄이 조직화하고 집요해지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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