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김명수 표결… ‘몸값’ 높아진 국민의당

국민의당의 자율투표 방침에
민주·한국당, 개별 설득 총력

여야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이 예정된 21일 치열한 득표 경쟁을 펼쳤다. 임명동의안이 통과될지 여부에 따라 정국에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캐스팅보트인 국민의당 의원들을 상대로 막판까지 개별 설득 작업을 벌였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전날(20일) 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라는 최악의 수는 가까스로 피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에 대해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승리를 장담하지 못해 이날 오전까지도 표 모으기 경쟁과 함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사법 개혁의 신호탄이 될 신임 대법원장 임명은 야당의 지지와 동의가 필수요건”이라며 “협력적 동반자 관계인 국민의당에 특별한 협조를 마음을 다해 요청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상징색인 녹색 넥타이를 매고 와 눈길을 끌었다. 반면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나서서 특정 정당(국민의당)에 대해 회유와 설득을 넘어 사실상 압박하는 모습은 대단히 부적절한 정치공작적 행태”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역시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자 임명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민의당은 본회의 직전 의총을 개최해 당론 채택 여부를 최종 논의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적인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이냐는 단 하나의 높은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내 1·2당의 구애를 받은 국민의당은 이번 표결을 계기로 몸값을 한층 더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로서 영향력만큼이나 책임감도 커졌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하·이은지·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