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은 식품 안전사고로 ‘먹거리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는 가운데 식품안전규제가 과학적인 방식보다 정책적 판단에 의존하고 있어 문제 해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비자들 역시 평상시 식품안전규제에 무관심하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여러 부처로 분산된 식품안전 정책을 한 부처로 집중하고 안전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품안전정보원과 한국규제학회, 성균관대 국정평가연구소가 21일 성균관대 법학관에서 개최한 ‘식품안전규제의 방향성과 과제’ 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실효성 있는 식품안전대책을 요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고효진 식품안전정보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규제영향분석제도는 증거 기반 규제 정책 결정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요건을 상당 부분 갖췄지만, 다양하고 객관적인 과학적인 증거 활용은 미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실제 활용에서는 실험이나 통계자료, 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둔 연구 증거를 활용한 분석은 거의 없다”며 “규제영향분석에 요구되는 다양한 증거에 대해 명확한 데이터나 과학적 증거에 기반을 두기보다는 서술적인 방법을 많이 활용해 과학적 증거가 아닌 정책적 판단에 그친다”고 지적하고 개선을 주문했다.

이수아 식품안전정보원 선임연구원은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무관심을 꼬집었다.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식품표시규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250명)를 진행한 결과, 소비자들 응답은 식품표시에 대해 ‘확인할 때도 있고 확인 안 할 때도 있다’가 44%로 가장 많았다. ‘거의 매번 확인한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해 확인하지 않는 소비자(거의 확인 안 한다 13%, 전혀 확인 안 한다 1%)보다 적었다. 표시사항에서 확인하는 내용도 유통기한이나 가격에 집중되고, 영양표시나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등은 잘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창호 동아대 행정학과 교수는 “식품안전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맡기고 생산 부처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하며, 식품안전에 대한 기능을 더욱 발전시키고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
이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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