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와 맞닿아 있는 인천 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6·8공구 개발 공사 현장은 작동을 멈춘 타워크레인이 방치돼 있고 주변 토지도 개발이 중단된 채 장기간 나대지로 방치돼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인천대교와 맞닿아 있는 인천 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6·8공구 개발 공사 현장은 작동을 멈춘 타워크레인이 방치돼 있고 주변 토지도 개발이 중단된 채 장기간 나대지로 방치돼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 사업자 수차례 변경·계획만 무성… 장기간 ‘침체의 늪’

2006년 6·8공구 개발 MOU
글로벌 금융위기에 ‘백지화’

작년 컨소시엄 사업참여 의사
협상 무산… 소송전 가능성도

다음 주 인천시의회 특위 가동
수천억 개발이익 의혹 등 조사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 총 연장 21.38㎞의 인천대교를 건너 처음 접하는 땅. 이곳이 경제자유구역 제1호인 송도국제도시다. 인천시는 오래전부터 이 땅에 우리나라를 대표할 랜드마크를 만들려는 꿈을 꾸었다. 10년 전 이곳에 151층 높이의 ‘마천루’(인천타워)를 세우겠다며 첫 삽을 뜰 때만 해도 그 꿈은 곧 현실이 될 줄 알았다. 이후 글로벌금융위기를 이유로 인천타워의 높이는 70층 이하로 반 토막 났고 그마저도 무산돼 대신 영국의 런던아이 같은 대관람차를 세우겠다는 등 계획만 난무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국제공모를 통해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다시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본 계약 체결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도시’를 향한 송도국제도시에 대한 기대감도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있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도시 물건너 가나 =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0일 송도국제도시 6·8공구(총면적 128만㎡) 개발사업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블루코어시티 컨소시엄(포스코건설, GS건설, 한국산업은행 등)과의 협상 결렬로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 차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본 계약 체결을 위한 120일간의 협상에서 블루코어시티 측이 수용 불가능한 요구를 해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협상 과정에서 블루코어시티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6·8공구는 아파트와 오피스텔만 즐비한 고밀도 주거지역이 될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인천경제청이 공개한 협상 자료를 보면 블루코어시티는 이곳 사업부지에 당초 계획했던 2930가구보다 많은 7090가구(아파트 3450가구, 오피스텔 3640실)를 지을 계획이었다.


블루코어시티 측은 이 같은 인천경제청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블루코어시티는 이날 언론에 제공한 반박 자료에서 “지난 5월 10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2개월이 지난 7월 초에나 처음 인천경제청의 사업협약안을 받았고, 이후에도 인천경제청의 내부 사정으로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업자 공모에서 해지까지 협상을 이끈 인천경제청 차장이 3번이나 바뀌었고, 자신들이 제시한 개발계획에는 쇼핑·문화·산업 공간을 충분히 배치해 아파트와 오피스텔 위주의 개발사업이란 인천경제청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블루코어시티 측은 이 사업을 위해 결성된 자본금 500억 원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유지한 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회복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블루코어시티가 우선협상대상자 해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되는 만큼 최소 2~3년은 새로운 사업자를 공모할 수도 없고 개별 토지 매각도 불가능하다. 그동안 사업자만 수차례 변경되면서 계획만 무성했던 송도랜드마크 개발사업이 또다시 장기간 침체의 늪에 빠져들게 됐다.

◇인천시 특위 구성 조사 착수 = 송도랜드마크 개발사업은 당초 2006년 초 미국 부동산개발업계 큰손인 존 포트먼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그해 포트먼 그룹과 인천경제청이 6·8공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이 참여한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를 설립해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이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기공식에 참석했던 151층 인천타워 건립계획이 백지화됐다. 이 과정에서 독점개발권을 갖고 있던 SLC는 조성원가 수준(3.3㎡당 300만 원)으로 매입한 매립부지에 아파트만 지어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을 챙겼다는 비난을 샀다. 지난 2015년에는 숀 샘슨 미국 월드마켓센터 설립자의 제안으로 개발 콘셉트가 두바이급 국제비즈니스 도시에서 전시와 관광·레저 산업의 엑스포시티로 변경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곳 개발 사업을 총괄 지휘한 정대유 전 인천경제청 차장이 자신의 SNS 계정에 불법 커넥션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려 좌천된 뒤 시 감사를 받고 있다. 정 전 차장은 블루코어시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장본인이다. 송도국제도시 주민협의회 ‘올댓송도’ 운영진인 김성훈(42) 씨는 “송도국제도시의 노른자위 땅을 놓고 개발업자와 행정기관이 ‘아님 말고’ 식의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며 “사업지연에 따른 피해는 당장 내년부터 이곳 사업부지에 입주하게 될 2만여 가구 입주민이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도 6·8공구 개발이익 환수와 이번 사업 중단에 따른 인천시의회 특별위원회(위원장 유제홍 의원)가 다음 주부터 가동돼 3개월간의 활동에 들어간다. 특위는 정 전 차장이 제기한 6·8공구 개발 사업을 둘러싼 전방위적인 유착 의혹을 조사하고, 이번 협상 결렬에 따른 책임 소재를 따져볼 예정이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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