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었기 때문이다. 혼자 참석했던 적도 있고,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또 한 번은 아예 불참을 통보한 적도 있다. 부부가 함께 골프를 한다면 이와 비슷한 사례가 한두 번씩은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이 정확한 답일까. 하지만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 단지 정답에 가깝게 살려고 노력할 뿐이다. 사람이 아니라면 갈등(葛藤)이란 단어도 무의미할 것이다. 갈등은 칡과 등나무를 말한다. 두 식물 모두 덩굴로 이어졌다. 그러니 둘이 만나면 수많은 가지로 인해 엉켜 잘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깨달음은 바로 실수에서 나온다. 골프 역시 수많은 실수를 통해서 원하는 샷을 다듬어 가듯 인간관계 역시 수많은 갈등이 모여 원만함을 만들어낸다.
얼마 전 쓴 골프 관련 글로 인해 갈등이 있었다. 결국 상대가 손해배상 청구를 하기에 이르렀고, 필자는 진위를 가려보자며 맞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심정은 복잡해졌다. 정의, 진위를 떠나 갈등 속에서 고통당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상대를 만나 진솔, 진정성으로 갈등을 풀었다. 수많은 곁가지를 풀고 나니 그 사이에 탄탄한 줄기가 드러났다. 인간이기에 가능한 갈등 해소였다. ‘새로운 나로 변신하려면 기존의 나를 완전히 버려야 한다’는 니체의 문구가 용기를 줬기에 가능했다.
우리 인간은 살아가면서 안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 투덜거리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 환하게 웃는다. 정말 계속 웃을 수 있을까. 화창한 날씨만 계속된다면 사막이 된다. 안 좋은 날씨 덕분에 사막화가 방지된다는 것을 인간은 간과하고 산다.
살면서, 골프를 하면서 갈등이 많은 사람에게 윌리스 H 캐리어의 ‘3단계 해소법’을 권유한다. 1단계는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은 어떤 것인가?’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2단계는 필요할 경우 최악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침착하게 최악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다.
이제야 후배에게 말할 수 있겠다. 윌리스의 말처럼 최악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것을. 그래서 불참이나, 혼자가 아닌 함께 참석하려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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