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국 뉴욕의 롯데팰리스호텔에서 허버트 맥매스터(왼쪽부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 관련 핵심 인사들이 모여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 개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미국 뉴욕의 롯데팰리스호텔에서 허버트 맥매스터(왼쪽부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 관련 핵심 인사들이 모여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 개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美‘세컨더리 보이콧’행정명령

北거래땐 美 금융망 접근 차단
건설·IT·운송업 등 포괄 제재
中·러측 대북거래 사실상 막혀
‘제재 루프홀’간과않겠단 경고

中 런민은행 제재 동참 조치에
트럼프 “시진핑 주석에 감사”


필요하다면 북한을 ‘완전 파괴’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가 ‘빈말’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 파괴’ 발언 이후 이틀 만인 21일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러시아 기관·개인까지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담은 역대 최강의 대북제재를 발표했다. 북한을 향한 외교적 압박·제재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조치로 언제든지 필요하다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관·개인도 포괄적으로 제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대북제재 의지는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행정명령 내용에서 확인된다. 북한과 금융·무역거래를 한 제3국의 ‘어떤(any)’ 금융기관도 미국 금융망 접근이 차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 들렀던 제3국 선박·비행기를 180일간 미국에 입항·입국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북한 항구·공항 및 육로 통과소와 연관된 기관·개인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할 수 있게 한 것은 필요하다면 대북 해상·육로 봉쇄도 서슴지 않겠다는 신호다.

또 행정명령은 북한의 에너지·섬유·광물뿐 아니라 △건설업 △어업 △정보기술(IT) △운송업 등에 연루됐거나 북한과 상당한 수준의 재화·서비스·기술 거래를 하는 기관·개인도 포괄적으로 제재하도록 허용했다. 이 제재가 본격 시행되면 중국·러시아 등의 북한과의 거래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북한 경제가 버티기 쉽지 않고, 김정은 정권의 생존도 위태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등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한 것도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방증이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외 금융기관들은 미국과 거래할지, 북한과 거래할지 선택하라”는 최후통첩성 경고를 던졌다. 헤일리 대사도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제재의 목적은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북한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전쟁에 겁을 먹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완전 파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적 독자 대북제재는 중국·러시아에 던진 경고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미·일 정상회의 직전에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 자체가 한·미·일 3국의 단합된 모습을 연출, 중국·러시아에 강력한 힘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루프홀(구멍)’이 되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중국·러시아의 적극적 제재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색깔이 짙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하더라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일단 중국은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일선 은행에 북한과의 신규 거래 중단을 통보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런민은행 조치를 언급하면서 “매우 대담한 조치를 이행한 데 대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감사한다”며 “다소 예상치 못한 조치였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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