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민자역사 국가귀속 관련 임차업체 간담회’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에서 상인들이 민자역사의 국가 귀속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민자역사 국가귀속 관련 임차업체 간담회’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에서 상인들이 민자역사의 국가 귀속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부 2014년 ‘1차 용역’
“점용료 미납·연체실적 없고
단기 연장 땐 리스크 많아”

2차 용역도 마무리 안된 채
갑작스런 국가 귀속 결정에
상인들 “벌써 고객들 급감”


민자역사 점용기간 만료 후 처리 방안과 관련, 1차 연구용역에서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등의 허가 기간을 30년까지 추가 연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2차 추가 용역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그동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사실상 국가귀속 결정을 내려 입주 업체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2일 문화일보가 확보한 국토교통부의 지난 2014년 연구용역 보고서 ‘철도 민자역사 점용허가 기간 만료 시 처리방안 및 그에 따른 위탁기관의 역할정립 연구’(서울대 산학협력단 작성)에는 영등포역사 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경우 점용기한 종료 후에도 추가 연장 신청 및 평가를 통해 연장이 가능하며, 연장 기한은 단기간일 경우 여러 리스크(위험)가 있어 30년을 추가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담겨 있다. 서울역사 내 롯데마트 역시 연장 신청이 가능하며, 동인천역사의 경우는 점용료 미납·연체로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민자역사 점용허가 만료 시 처리 대안으로는 △원상회복 △국가귀속 △점용허가 기간 연장 등 3가지가 있다고 봤다. 점용허가 관련 법률 ‘국유철도의 운영에 관한 특례법’ ‘철도사업법’ ‘철도건설법’ 등에 따라 점용허가 기간 30년이 만료된 이후 점용허가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연장 기간은 30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특히 영등포역사는 점용료 미납, 연체실적이 없으며, 점용허가 위반사항, 위법행위, 기타 사유로 중대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지 않으면 점용권자(롯데)의 점용허가 갱신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국가귀속이나 연장 여부는 만료 2년 전인 2015년부터 충분한 기간을 두고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국유철도 재산 활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 기존 점용권을 소급적용하도록 했기 때문에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차 용역은 기본적인 방향을 잡은 것이고, 세부적인 조치에 대한 것은 2차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차 용역 결과를 두고 법적 문제와 정부의 후속 조치가 불충분했다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서도 “연장을 요구하는 사업권자에 의한 소송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한편 21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민자역사 국가귀속 관련 임차업체 간담회’ 자리에서는 연구용역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가귀속 방침을 철회해 롯데 측으로부터 연장 신청을 받으라는 상인들의 요구가 이어졌다. 한 의류상점 대표는 “점포 인테리어에만 1억 원 이상이 들어갔는데 이를 보상받을 길이 막막하다”면서 “기한종료 얘기가 나오자마자 벌써 고객들이 20∼30%씩 줄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유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정부부처의 일방적 결정이 상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유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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