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자녀 취미로 배웠지만
요즘에는 연령층 갈수록 높아져
목동링크강습 주말까지 꽉 차
빙상교실 한해 550여명 참여
체육회, 저변확대 프로그램 다양
서울·수도권 링크는 12곳 뿐
지난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청소년체육활동지원 빙상강습회. 15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토요일마다 2시간씩 4주간 빙상 수업이 열린다.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주관하는 청소년체육활동지원 빙상강습회는 수준별·단계별로 목동링크, 태릉국제스케이트장, 강릉실내빙장 등 전국 24곳에서 강습회가 진행되고 있다. 체육회는 올해 모두 2700여 명이 청소년 체육활동 지원 빙상강습회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목동링크 강습회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박송이(28) 강사가 지도하고 있다. 학생들은 헬멧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한 뒤 사뭇 진지한 자세로 빙판 위에 모였다. 강습 3주차. 이미 넘어지고 일어나며 멈추는 요령부터 빙판을 지치는 기본기를 익혔기 때문인지 초보답지 않게 제법 ‘자세’가 나왔다. 실기는 물론 이론교육까지 실시하며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박송이 강사는 “인천에서 스케이팅을 배우러 오는 학생도 있다”면서 “강습 내용을 잘 이해하고 따라줘 학습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링크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온 아빠, 엄마가 스케이팅의 매력에 빠져 ‘만학도’가 되는 사례가 잦다. 박송이 강사는 “예전엔 학생, 특히 어린이들이 취미나 신체 발달을 위해 스케이팅을 배웠지만 요즘엔 연령층이 높아졌고 성인,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링크에 와서 스케이팅을 익힌다”면서 “목동링크 강습은 월요일부터 주말까지 꽉 찬다”고 귀띔했다. 생활체육 차원의 스케이팅 보급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목동링크엔 스피드 및 쇼트트랙 전문 강사가 모두 22명, 피겨와 아이스하키 강사가 총 17명이나 된다. 성인 입문자들이 최근 부쩍 늘어 목동링크는 새벽과 정오에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습반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체육회와 경기단체는 동계스포츠의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체육활동지원 빙상강습회 외에 행복나눔 빙상교실, 그리고 빙상캠프가 마련된다. 행복나눔 빙상교실은 소외계층 아동·청소년들의 건전한 여가 활용과 신체 단련을 목적으로 서울, 인천, 아산 등 전국 12개 빙상장에서 열리며 한해 5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빙상캠프는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으며 한국이 배출한 빙상 스타들의 원포인트 레슨, 2018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이벤트 참여 등의 일정으로 짜여진다.
대한스키협회는 올해 7곳에서 스키·스노보드 강습회를 진행하고 있다. 눈이 오지 않는 비시즌엔 실내·돔스키장에서, 그리고 겨울엔 경기·강원권 스키장에서 스키·스노보드의 저변확대를 꾀하고 있다. 오는 12월엔 가족스키캠프를 개최하고 초보자 스키대회, 이글루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계스포츠의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달린다. 동계스포츠는 전용 시설이 필수. 그런데 ‘하드웨어’는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17개 시도 만 10세 이상 국민 9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응답자 중 23.6%는 그 이유로 접근성이 낮은 체육 시설을 꼽았다. 운동할 만한 주변 시설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2015년 실태조사에선 체육시설 접근성 낮음이 25.8%였다. 동계체육시설은 더욱 모자란다. 체육회에 따르면 빙상 동호인들이 운동할 수 있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링크는 12곳뿐이다. 링크가 적기에 늘 붐빈다. 대개 시간대를 정해 링크를 사용하며 엘리트 선수들은 일반인, 동호인들이 링크를 모두 빠져나간 밤늦게 훈련하는 경우도 있다. 목동링크 청소년 빙상강습회에 자녀를 맡긴 학부모 A 씨는 “살고 있는 동네엔 링크가 없어 여기까지 차로 아이를 데려오고 강습이 끝나면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면서 “스케이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참 많지만 이동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동계체육시설은 정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글·사진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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