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21일 파리바게뜨 본사에 제빵기사 5378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시정명령(命令)을 내렸다. 현 정규직(5200명)보다도 많은 인원을 채용하면 추가 인건비가 지난해 영업이익(660억 원)을 넘어설 수 있다. 존립이 위태로울 지경이다. 산업계는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화 드라이브가 민간 영역으로 파고드는 신호탄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자유시장경제의 근간인 사적 자치와 경영 자율에 대한 침해(侵害)가 위험 수준이라는 업계의 개탄은 타당하다.

가맹점에 대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부당한 요구 등 갑질 행태는 당연히 뿌리뽑아야 한다. 그런데 이번 명령은 정착된 거래 구조를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이어서 그 차원이 다르다.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점의 제빵기사에게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행사했기 때문에 사용사업주라는 게 고용부 판단이다. 그러나 제빵기사를 고용해 생산량, 근무시간 등의 업무 지시를 하는 실질 사업주는 분명 가맹점주다. 고용부 지시대로 본사가 제빵기사를 직접고용해 내려보내면 가맹점의 자율성도 훼손하게 된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가맹사업법은 준수사항을 본사가 제시할 수 있도록 한다. 불가피한 통제까지 문제 삼아 ‘불법 파견’ 낙인을 찍으면 장사하지 말라는 얘기다. 또, 시장 관행을 계엄군처럼 한꺼번에 뒤엎으려 하는 발상도 문제다.

고용부가 근거로 삼은 파견법은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경직적이다. 박근혜 정부가 법 개정을 시도했으나 야당이던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야당 설득에 나섰던 고용부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입장을 뒤집은 것도 딱한 노릇이다. 무모하고 거친 시장 개입은 반드시 더 큰 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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