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북(對北) 금융·물류 봉쇄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이 직접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를 들고 나왔다. 이런 상황은 북핵 문제가 거의 ‘벼랑 끝’에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머지않아 대충돌이 발생하거나 극적인 국면 전환이 일어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이런 중대한 시기에 문재인 정부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 등 뉴욕 외교에도 불구하고 제재와 평화를 함께 외침으로써 미국·일본과는 데면데면하고, 북한·중국으로부터는 무시당하고 있다. 심각한 일이다.

유엔 연설에서 ‘북한 완전 파괴’ 표현까지 구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행정명령을 통해 북한 봉쇄의 강도를 한층 높였다.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금융기관을 향해 거래 상대를 미국·북한 중 택일하게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태세를 갖췄다. 중국과도 사전 협의를 거쳤다고 한다. 중국 런민은행은 일선 은행들에 북한과의 신규 거래 중단과 대출 축소를 지시했다고 한다. 미국은 또 북한을 방문했던 선박과 비행기는 물론, 북한 기항 선박의 화물을 환적한 선박에 대해서도 180일 동안 미국 입항을 금지토록 했다. 그러나 이런 강화된 제재 조치 역시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 동참이 없으면 상응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그래도 모든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 특히, 물류 봉쇄 조치에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인근 국가들이 동참하면 북한 화물을 실어나를 국제 선박은 사실상 없어질 것이다.

이 정도 압박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 김정은은 21일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선택한 길(핵무기 개발)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이라면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고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수용 북 외무상은 대응조치가 태평양에서 수소탄 시험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훨씬 다양하고 기습적인 도발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 상황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만큼 문 정부의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전쟁에 반대한다고 막연히 외치는 것은 소용이 없다. 북한을 굴복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미국·일본과의 빈틈 없는 공조가 필수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문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 달래기에 미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처럼 다른 나라들도 독자적 제재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대북 제재 국면에서 한국이 800만 달러 지원 결정을 한 것에 대한 우회적 불만 표시인 셈이다. 이제부터라도 비장한 각오로 북한 제재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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