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단체‘노체인’정광일 대표

北인권탄압 알리려 노력하는데
現정부는 김정은 눈치만 보는듯


“이전 정부에선 북한을 향해 풍선을 날려도 아무런 압박이 없었는데, 정부가 바뀌니 경찰서장이 직접 출두해 우리를 감독하더군요.”

탈북자 단체 ‘노체인’(No Chain)의 정광일(54·사진) 대표는 25일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대북 정보 유입 운동을 하는 데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노체인은 풍선·드론 등을 이용해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외부 세계 정보를 전달하고 국제사회에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고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단체는 2003년 탈북한 정 대표가 다른 탈북자들과 함께 2012년 설립해 현재 500여 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정 대표는 “전 정부에선 아무 말 않던 담당 신변 보호 경찰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정보 유입 운동을) 이제 그만하면 안 되냐’고 요청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정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왜 대북 정보 유입 운동을 하느냐’는 질문에 “북한 무역성에서 일하다 간첩으로 몰려 2000년부터 3년간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서 강제 노동을 했다”며 “수용소를 떠날 때 여전히 노예의 사슬을 끊지 못하고 있던 동료 수감자들이 나를 바라보던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이어 “체포 당시 75㎏이었던 몸무게가 10개월 고문 끝에 36㎏이 됐는데, 당시 대부분의 수감자 몰골이 그랬다”며 “북한에서 여전히 핍박받고 있는 수많은 동포에게 이와 같은 김정은 정권의 인권 탄압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역설했다.

정 대표는 노체인의 역점 사업으로 한국·미국 시민들의 일상을 사진으로 찍어 북한에 보내는 일을 꼽았다. 정 대표는 “영화는 허구이지만 일상생활은 날것 그대로 전달되기에, 휴대전화로 대한민국의 일상을 찍어 보내는 것 자체가 북한을 바꾸는 작은 움직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한국과 미국 국민이 누리는 자유를 북한 주민들이 알게 돼야만 비로소 김정은 정권의 거짓말을 깨달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노체인은 양국 시민들에게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취미를 즐기는 등 평범한 일상을 담은 사진을 건네받아 USB나 SD 카드 등에 넣어 풍선·드론 등을 이용해 북한에 보내고 있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실어 보낸 USB와 SD 카드만 10만여 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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