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위협속 核무장 잠재력 포기
경제·안보 측면 국력 저하시켜
해외선 오히려 자금 투자하는데
잘 만들어 놓은 카드 버리는 꼴
인력·기술 사라지는 것도 낭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본격 거론되면서 정부의 탈원전 선언이 스스로 외교·안보 자위권을 포기하는 결정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탈원전 정책이 에너지 주권, 경제적 실익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외교·안보 측면에서 국력을 심각하게 저하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5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장기적으로 핵무장의 잠재력까지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며 “비핵화 노력을 하고도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한다면 원자력 인프라를 유지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면서, 미국과 원자력 협력 연구 개발은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 소장도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할 경우 학계에서는 핵잠수함 내 소형 원자로를 5년 이내에 만들 수 있다”며 “그러나 당장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겠다는 상황에서 탈원전 정책은 결과적으로 우리의 전략적 무기를 포기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주현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많은 나라가 평화적 목적으로 원자력발전을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여차하면 무기화할 수도 있는, 기술적 접근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최근 중동 지역 국가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원자력 연구소를 짓는 이유도 그런 맥락인데 우리는 오히려 잘 만들어 놓은 카드를 버리고 있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 개발의 핵심인 인적·기술적 자원이 사라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핵물질이 없어지는 것보다 기술자와 전문 지식이 사라지는 것이 가장 문제”라면서 “원전 정책을 굳이 핵무장과 연관시킬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순수하게 에너지 효율성 차원에서 보는 게 더 맞는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은 에너지 주권 측면, 나아가 경제적으로도 비현실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늘린다는 구상은 현재 목표인 10%도 못 채웠다는 점에서 실현하기 어려워 보이고 결국 부족분은 LNG로 채울 것”이라며 “셰일 가스를 액화해 가져오는 방법은 비경제적이고, (LNG는) 원자력처럼 오래 비축할 수도 없어 시가로 사와야 하니 돈이 많이 든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석유 파동 당시 에너지 정책을 만들면서 목표로 한 것이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라며 “기본적으로 에너지 정책은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다변화해야 하는데 원전을 포기하면서 LNG 비중만 더 늘리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구상”이라고 비판했다.
김유진·유민환·김영주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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