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책실 · 지원실 통합 전망
‘파견판사 규모 줄여야’ 주장도
“조직수장은 판사가? 고정관념”
“외부출신은 재판 개입 우려 커
오히려 인원 더 늘려야”반발도
내년 정기인사때 윤곽 나올 듯
1949년 설립 이후 극소수 ‘엘리트’ 판사들의 승진 통로로 여겨지던 법원행정처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을 계기로 역대 최대 위기에 처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 축소 지시로 촉발된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으로 법원 안팎에서 ‘적폐’로 취급받으며 조직 축소가 불가피한 기류다. 일단 파견 판사 규모가 10명이 넘는 사법정책실과 사법지원실이 통합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직 개편 규모와 시기 등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김 원장은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사법부 수장으로서 6년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식은 26일 오후 열린다.
◇“사법정책실과 사법지원실 통합”= 김 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법원행정처에 집중돼 있는 권능을 분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법원행정처 조직의 축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우선 파견 판사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11년 이후 분리됐던 사법지원실과 사법정책실의 재통합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두 조직의 기능을 외부의 사법정책연구원에 기능을 맡기자는 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사법정책실과 사법지원실에 파견된 판사는 10명이 넘어 수적으로 봐도 3분의 1을 조정한다는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행정처 내 주요 직책을 법원 내 사무직원이나 아예 외부에 개방하는 개혁안도 거론되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기획조정실, 사법지원실, 사법정책실, 행정관리실, 사법등기국, 전산정보관리국, 재판사무국 등 4실 3국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또 법원행정처장(김소영 대법관) 아래에 윤리감사관, 인사총괄심의관, 인사운영심의관, 공보관, 안전관리관이 있다. 이 중 행정관리실장, 재판사무국장, 안전관리관을 제외한 조직의 장은 모두 판사가 맡고 있다. 이들 직급 아래 심의관 자리도 상당수 판사들 몫이다. 30명 가량의 판사들이 현재 법원행정처에 파견돼 있다. 법원조직법과 법원 사무기구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윤리감사관은 판사‘만’ 임명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안전관리관을 제외한 다른 자리는 판사 또는 법원 공무원이 맡을 수 있다. 법원행정처 출신 한 변호사는 “행정처 운영을 판사에게만 맡길 필요는 없다”며 “사실 판사들이 법원 행정 업무까지 모두 맡아야 한다는 건 판사들이 공부를 잘하니 뭐든 다 잘할 것이란 고정관념에서 나온 관행”이라고 말했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법원행정처 출신의 한 판사는 “판사들이 법원행정처 업무를 맡은 것은 재판과 관련돼 그만큼 노하우가 있어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외부 출신이 재판과 관련된 사법행정을 맡을 경우 재판 개입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는 축소나 통폐합이 아니라 오히려 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 개편 시기는 저울질 = 김 원장이 법원행정처에 ‘칼날’을 휘두르는 시점도 관심사다. 우선 인사와 관련한 큰 그림은 내년 2월 정기인사 때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 전에 일부 실·국의 통합 등은 상징적인 차원에서 취임 초기부터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김 원장이 조기에 인사조정을 할 경우 법원행정처 내 실장급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재조사가 이뤄질 경우 이민걸(56) 기획조정실장과 심준보(51) 사법정책실장 등에 대한 인사가 이뤄지거나 이들이 보직 사퇴를 표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대법원장의 직속 보고라인인 김창보(58) 법원행정처 차장도 김 원장보다 사법연수원 한 기수 선배(14기)여서 금명 간 인사가 날 가능성이 크다.
정철순·김리안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