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높을수록 부채도 많아”
文정부 경제정책 논리 부정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이 소득을 높여 총수요를 진작시킨다는 예상대로의 경로를 밟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올해 상반기 한국사회경제학회에서 발간한 ‘사회경제평론’에 실린 정상준 목포대 경제학과 교수의 ‘임금주도 수요체제와 가계부채’ 논문에서, “소득이 높을수록 부채가 높아지는 우리나라의 구조를 간과할 경우 소득의 수요 창출 효과를 과대평가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25일 확인됐다. 정 교수는 “가계부채는 임금 하락보다는 임금 상승과 함께 늘어나며, 이러한 부채 증가는 총수요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며 “한국경제의 이 같은 양상은 부채를 간과할 경우 임금이 수요를 창출하는 정도가 과대추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즉, 임금이 높을수록 대출을 더 받기 위한 지렛대 또는 대출 상환을 위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적인 수요 상승의 효과는 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소득을 높여 총수요를 진작시킴으로써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문 정부 소득주도 성장론의 기본 논리를 부정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소득 증대에 따른 총수요 진작 효과가 논문에서 지적한 대로 ‘과대추정’돼 있다면 문 정부가 기대를 거는 만큼의 원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논문에서는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대출상환 비율이 2011∼2015년 평균 36.8%에 달했다”며 “우리나라의 특수한 구조를 간과한 채로는 임금이 수요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가계 금융복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득을 다섯 구간으로 나눴을 때 소득이 높아질수록 빚을 진 가구의 비율이 높고, 또 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분위(최하위 20%) 가구 중 금융부채 보유 가구는 26.0%였고, 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10.7%였지만 5분위(최상위 20%) 가구는 이 비율이 각각 71.5%, 19.4%로 훨씬 높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투자·생계 등 다양한 이유로 소득 증가분은 대출에 활용돼 그만큼 수요진작 효과를 떨어트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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