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과 비무장지대(DMZ) 일원에서 열린 제19회 평화통일마라톤 참가자들이 국화꽃이 활짝 핀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1번 국도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24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과 비무장지대(DMZ) 일원에서 열린 제19회 평화통일마라톤 참가자들이 국화꽃이 활짝 핀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1번 국도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제19회 평화통일마라톤이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유엔 대북제재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24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과 비무장지대(DMZ) 통일로 일대에서 치러졌다. 북핵 위기에도 평화 염원과 통일 레이스는 더욱 뜨거웠다.

평화통일마라톤은 국내 마라톤대회 중 유일하게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넘어 북녘땅을 바라보며 달릴 수 있다. 1만여 명의 출전자는 임진각 평화누리, 통일대교와 통일의 관문, 남북출입사무소(CIQ) 등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코스를 달리며 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되새겼다. 특히 올해에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 참가자가 부쩍 눈에 띄었다. 부모들은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달리면서 남북 분단의 현실을 몸으로 느끼면서 평화와 통일을 기원했다.

‘슈퍼맨’ 복장을 차려입고 출전한 박병호(60) 씨는 “7년째 평화통일마라톤에 참가한 덕분에 슈퍼맨 못지않은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10㎞ 반환점인 군내삼거리를 돌아오다 민통선에서 가장 가까운 통일대교 위에서 멈춰 북한을 바라보면서 통일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파주시 문산읍 자유초교 4학년인 박세은(10) 양은 6㎞ 부문에서 2위를 차지,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5년째 평화통일마라톤에 참가한 박 양은 “의사가 되고 싶다”며 “북한 친구들을 치료할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달 전부터 학교 운동장을 하루에 20바퀴씩 돌았다는 박 양은 “의사가 되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또 체력을 길러야 한다”면서 “마라톤은 몸을 튼튼하게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500여 명이 참가한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산하 나라사랑봉사회 선현숙(53) 사무총장은 “핵실험 등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어 평화통일의 의미는 더 커졌다”며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이끄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마라톤연합회의 김세용(48) 씨는 “마라톤으로 동료들과 단합하듯 남북도 언젠가는 하나가 될 것이라 믿는다”면서 “개성까지 달릴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스를 펼친 출전자를 위해 8년째 무료로 마사지 봉사활동을 하는 사단법인 한국운동재활협회의 김현중(30) 팀장은 “우리가 마사지로 사람들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듯 평화통일마라톤이 남북 관계를 풀어주는 솜씨 좋은 마사지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출전자는 레이스를 마친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출발점이었던 평화누리에서 사진을 찍고 임진각 주변을 둘러봤다. 이호준(25) 씨는 “눈앞 북한 땅을 바라보니 마음이 짠해졌다”며 “많은 사람이 평화통일을 염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파주 = 손우성·김성훈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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