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이차의 발암물질 논란이 온라인상에서 ‘핫이슈’로 떠올랐다.

보이차의 발암물질 논란은 2010년 무렵부터 시작됐다. 광저우(廣州) 질병통제센터가 보이차에서 발암물질 아플라톡신(곰팡이 독소의 일종)이 검출됐다는 논문을 발표한 것이 계기였다. 이후 중국 정부가 철통 방어에 나섰다. 보이차로 인해 암에 걸릴 확률은 지극히 낮다는 내용의 반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보이차 발암물질 논란이 최근 다수 수면 위로 올라왔다. 중국의 저명 과학저술가 팡저우쯔(方舟子)가 잡지 ‘과학세계’ 7월호에 “보이차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글을 쓴 것이 논란을 재개시켰다.

보이차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면 곰팡내가 낸다. 별명이 ‘곰팡이 차’다. 곰팡이 차에서 곰팡이독소의 오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보이차는 국내에선 생산되지 않는다. 기후가 잘 맞지 않아서다. 아열대 기후 지역인 중국 윈난(雲南)성의 시솽반나(西雙版納)·쓰마오(思茅)가 주산지다. 최근엔 광둥(廣東)성에서도 나온다. 보이차, 즉 푸얼(普珥)차란 명칭은 이 차의 집산지 지명(푸얼현)을 딴 것이다. 보이차의 인기가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쓰마오시를 푸얼시로 개명하기도 했다.

중국에선 한때 보이차가 재테크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2006년 중국의 보이차 경매에서 최고급 보이차가 100g에 22만 위안(당시 환율로 2750만 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1㎏에 10억 원이 넘는 보이차까지 등장했다.

보이차가 늘 중국에서 최고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다. 중국 문화대혁명 때는 생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이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 본토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보이차를 유별나게 사랑했던 민족은 유목·수렵으로 벌판을 누볐던 만주족이다. 만주족이 중국을 지배(청나라)하면서 명차(名茶)의 반열에 올랐다. 지리적으로 채소·과일 등 식물성 식품을 구하기 힘들었던 만주족은 대단한 육식주의자였다. 청 건국 이후 베이징(北京)으로 거주지를 옮긴 만주족은 육식·중국요리의 기름기를 제거해주고 소화 효과를 가진 보이차를 즐겼다.

보이차는 채식을 즐기는 사람에겐 상대적으로 효과가 작다. 만주·몽골·서양인처럼 육식파(肉食派)에게 더 이롭다. 내장 지방이 많이 끼어 있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비만으로 인해 기초대사율이 떨어진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

보이차는 후발효차(後醱酵茶)다. 발효시키지 않은 녹차와는 달리 곰팡이를 이용해 충분히 발효시킨 차이기 때문이다. 찻잎을 우려낸 색은 홍차보다 짙은 적갈색이어서 흑차(黑茶)로 통한다. 보이차엔 녹차의 웰빙 성분으로 알려진 카테킨(타닌의 일종, 떫은맛 성분)이 들어 있다.

보이차가 위(胃)를 따뜻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며 숙취·충치·불면 해소를 돕고 꽃가루 알레르기 등 알레르기 체질 개선에 이롭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암세포를 죽이고 세포의 돌연변이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중국 쿤밍(昆明)의학원)도 제시됐다. 하지만 아직 암세포 차원의 연구여서 보이차를 항암 음료로 인정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 보이차의 카페인 함량은 녹차의 절반 정도다. 카페인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므로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이라면 보이차 섭취를 하루 한 잔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