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
北 “자위권”에 美 “모든 옵션 행사”
갈수록 고조되는 ‘北·美 긴장’

리용호 “美 선전포고” 발언에
백악관선 “터무니 없는 주장”

美국방부 ‘군사적 대응’ 압박
“당장에라도 전투에 임할 태세”


미국 국방부가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무력시위를 포함한 모든 옵션(선택)을 행사할 것이며, 대통령에게 (군사적)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25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선전포고’와 ‘자위권 행사’ 언급 발언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에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다”면서 강하게 일축했다. 9월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시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북한 완전 파괴’를 언급한 데 이어 북한이 다시 ‘자위권 행사’를 위협하면서 북·미 간 대립이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북한의 자위권 행사 요격 위협에 대해 “미국 본토와 동맹을 안전하게 방어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며 필요 시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로버트 매닝 국방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처하기 위한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을 어떻게 다룰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닝 대변인은 “미군은 당장에라도 전투에 임할 수 있는 ‘파이트 투나이트(Fight tonight)’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북한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전쟁학연구소(ISW)가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위협을 완전히 해결할 4∼5가지 시나리오를 찾고 있다”며 “일부는 다른 해결책보다 더 험악하다”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3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원산 인근 앞바다로 전개한 것에 대한 리 외무상의 ‘미국이 선전 포고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는 북한에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으며, 솔직히 말해 이런 주장은 터무니 없다(absurd)”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한 나라가 국제공역에서 다른 나라의 비행기를 타격한다는 것은 결코 적절한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어떤 나라도 국제공역에서 타국의 비행기나 배를 타격할 권리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주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리 외무상은 뉴욕을 떠나기 직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선전포고한 이상 미국 전략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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