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 2명 이어 30代 순경도
과로 추정… “근무환경 열악”


경북 포항에서 2주 사이 경찰관 3명이 잇따라 근무 중 쓰러져 숨지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경찰 내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포항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15분쯤 포항 죽도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최모(30) 순경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최 순경은 전날 오후 6시 30분 야간근무를 하며 폭행사건으로 출동했다가 이날 오전 1시쯤 숙직실에서 쉬던 중이었다. 최 순경은 지난해 1월 임용됐으며 경찰은 최 순경이 과로로 숨진 것으로 보고 순직 절차를 밟기로 했다.

앞서 지난 20일 오전에는 포항 남부경찰서 장기파출소에서 근무하던 고모(55) 경감이 갑자기 심장 이상증세로 쓰러져 숨졌으며, 지난 11일에는 같은 경찰서 소속 외사계장 이모(57) 경감이 정기 사격연습을 하다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3일 뒤 숨을 거뒀다. 경찰은 이들을 순직 처리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포항에서 근무 중인 경찰관 3명이 잇따라 쓰러져 숨지자 동료들은 “잦은 야간근무에다 대민 업무로 누적된 과로, 스트레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경찰관은 “경찰관 인원을 늘리거나 수당을 현실화하는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경찰관이 쓰러져 숨지는 요인을 분석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이 지난달 대전에서 연 ‘시민과 경찰의 인권개선을 위한 전국 경찰관 대토론회’에서 “지구대·파출소에서 교대 근무하는 경찰관은 건강권 보호를 위해 철야근무 도중 4시간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포항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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