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휴에도 테마파크는 ‘좀비 천국’
■ 에버랜드 ‘블러드 시티’
추락한 비행기·부서진 버스 등
좀비떼에 습격당한 도시 재현
호러 사파리선 좀비들 피해야
■ 롯데월드
놀이기구가 공포터널로 변신
야외 넘어 실내서도 좀비 출몰
외국 연기자 극단적 분장 한몫
■ 서울랜드
귀여운 캐릭터 유령 전통 계승
뮤지컬‘할로윈 고스트파티’도
올가을 테마파크에서는 좀비의 짜릿하고 섬뜩한 공포가 추석 명절의 풍성한 분위기를 이겼다.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3사가 핼러윈 데이(10월 31일)를 겨냥해 일제히 기괴한 분장의 좀비 등 공포 콘텐츠를 앞세워 관람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 테마파크에서 추석 명절은 뒤로 밀려난 대신, 좀비의 인기가 가히 하늘을 찌른다.


테마파크에 처음 좀비를 불러들인 것은 에버랜드. 지난 2010년 파크 내에 ‘호러 빌리지’를 시작으로 2011년 호러메이즈, 2014년 호러 사파리 등 공포 콘텐츠를 속속 선보였다.
올해는 아예 좀비에 습격당한 도시 공간을 따로 만들었다. 그동안의 호러 콘텐츠를 만들어온 경험을 총동원해 선보인 공포 체험 존 ‘블러드 시티’다. 알파인 지역과 사파리월드, 아마존 익스프레스 등으로 연결되는 블러드 시티 지역에는 추락한 비행기, 부서진 버스와 승용차 등으로 좀비가 습격한 도시를 재현해냈다. 관람객들 중에는 공포 콘텐츠를 혐오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어 좀비는 이 일대에서만 출현한다. 호러 빌리지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공간은 단연 호러메이즈. 관람객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매진되는 놀이시설은 따라붙는 좀비를 피해 달아나야 하는 호러 사파리다.
에버랜드가 좀비를 처음 테마파크에 풀어놓았다면 이를 업그레이드한 건 롯데월드다. 지난해 처음 좀비 콘텐츠를 선보인 롯데월드는 관람객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줬다. 롯데월드의 좀비 콘텐츠 성공의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좀비를 연기한 외국인 연기자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소복을 입은 처녀 귀신을 한국인이 연기해야 하듯, 영화로 익숙한 좀비 역할은 외국인이 맡는 게 제격이었다. 절제 없이 극단까지 밀어붙인 끔찍한 분장도 성공에 한몫을 했다.
올해 롯데월드 좀비들은 지난해 인기에 힘입어 야외 공간인 아일랜드 곳곳은 물론이고, 실내공간까지 진출했다. ‘범퍼카’ ‘신밧드의 모험’ ‘자이로드롭’ 등의 놀이기구는 사람을 납치해 좀비로 만드는 좀비 공장이나 공포의 터널 등으로 바뀌었다. 공간은 넓어지고 공포는 업그레이드됐으며, 분장과 연기는 한층 세련돼졌다.
서울랜드는 핼러윈데이의 유령을 공포가 아닌 귀여운 캐릭터로 소화하는 이전의 테마파크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특집 뮤지컬 ‘할로윈 고스트 파티’는 드라큘라 왕국에서 펼쳐지는 핼러윈 파티를 다채롭게 묘사했다. 드라큘라의 공포가 아니라 퍼포먼스와 음악에 초점을 맞춘 공연이다. 뮤직쇼 ‘할로윈 BIG 쇼’의 경우도 피 칠갑을 하거나 다리를 저는 좀비가 아니라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퍼레이드 역시 행복의 씨앗을 전해주러 온 요정이 주인공이다. 숨바꼭질 이벤트 ‘좀비 덤을 찾아라’에는 좀비가 등장하긴 하지만 무섭기는커녕 귀엽기 짝이 없는 캐릭터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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