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도시’ 3위→1위 역주행
영화 한편에 쏠림현상 없고
日평균 관객도 작년 밑돌아
10일간 이어진 긴 추석 연휴에 극장가를 휩쓴 절대 강자는 없었다. 올해 추석시즌 1위 영화 흥행 성적은 지난 5년 간 추석 연휴 정상에 오른 영화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 ‘킹스맨:골든 서클’(감독 매튜 본·킹스맨2)이 지난 9월 30일부터 9일까지 열흘 간 343만94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추석 시즌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454만2764명으로, 연휴 후반 순위가 떨어지며 전작의 흥행 성적(612만 명)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영화 3편이 2∼4위에 올랐다. 소설가 김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이 323만7497명(누적 관객 수 325만4169명)을 모았으며, 강력반 ‘괴물’ 형사가 조선족 범죄조직을 일망타진 하는 내용을 그린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사진)가 218만1841명(누적 관객 수 220만9785명)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가 176만1324명(누적 관객 수 298만1001명)을 동원했다. 하지만 ‘장사’를 가장 잘 한 영화는 ‘아이 캔 스피크’다. 9월 21일 일찌감치 개봉한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180만 명)을 넘긴 후 3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개봉일인 3일 ‘남한산성’, ‘킹스맨2’에 이어 3위로 시작한 ‘범죄도시’가 형사액션물의 장르 특성을 잘 살렸다는 입소문을 얻으며 8일부터 1위로 역주행해 9일 손익분기점(200만 명)을 넘겼고, 연휴 이후에도 흥행세를 키워갈 것으로 예상된다.
2014∼2016년 추석 시즌 1위 성적은 ‘관상’(913만 명·2013년), ‘밀정’(715만 명·2016년), ‘사도’(624만 명·2015년), ‘타짜-신의 손’(401만 명·2014년) 순이다. 역대 추석시즌 최고 흥행작은 2012년 관객 수 1000만 명을 넘어선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명)가 기록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예년에는 추석 연휴 전부터 호평을 얻은 영화 한 편에 쏠림 현상이 나타났지만 올해 추석시즌에는 SNS 등에서 각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가 돌며 바로 다음 날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범죄액션물의 장르적 특성을 잘 살렸으며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난 ‘범죄도시’가 연휴 후반부에 1위로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남한산성’은 원작의 결을 잘 살렸지만 영화적 재미 요소가 약하다는 반응이 나왔으며 ‘킹스맨2’도 전편보다 못한 속편이라는 소문에 힘이 빠졌다”고 덧붙였다.
일 평균 관객 수도 지난해 추석시즌보다 밑돌았다. 2016년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이어진 추석 연휴 동안 622만8122명이 극장을 찾아 일 평균 약 125만 명 기록했지만 올해는 10일 동안 1199만2473명이 들어 일 평균 관객 수 약 120만 명이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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