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현미(오른쪽)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현미(오른쪽)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북핵·사드보복·한미FTA 등
이달들어 절정 치달아 우려
통제못하는 변수많아 더 긴장

外人 주식투자 순매도 전환
경제라인 줄줄이 미국가지만
“지금은 한 치 앞도 예측 못해


한국 경제가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에 내몰리면서 ‘10월 위기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월 위기의 ‘트리거(방아쇠)’는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과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 하향 조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리스크(위험)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중국·미국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요국과의 관계에서 모두 심각한 균열 현상이 발생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중국과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과 한·중 통화 스와프의 만기 재연장 불발, 미국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환율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 등이 한꺼번에 불거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현재 한국 경제를 둘러싼 외부 환경 변화는 한 치 앞조차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북한의 도발 등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거나, 국제신용평가사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8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순매도로 전환했으며, 채권시장에서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9월에도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1일 미국을 방문해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스탠다드앤드푸어스(S&P)·피치 주요 임원들과 연쇄 면담을 통해 “북핵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기재부·한은 등 경제 라인뿐만 아니라 정치·외교·군사·안보 라인의 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의 불안한 시각을 진정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단기적인 변수에 영향을 받는 자금보다 채권 등 장기적인 한국 경제의 전망에 좌우되는 자금을 운용하면서 더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신용등급도 기업 실적과 대외 변수라는 2가지 측면에서 모두 하향 조정 가능성을 걱정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해동·황혜진 기자 haedong@munhwa.com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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