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아버지로서書’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 서툰 한국 아버지들이 스스로 돌아보고, 자기 삶을 한 권의 책으로 남길 수 있도록 돕는 책이 나왔다.

20여 년간 기업교육 분야에서 종사해온 김효용 씨가 펴낸 ‘뚜벅뚜벅 아버지로서書’(컬처 플러스·사진)이다. 두 자녀의 아버지인 그가 책을 펴내게 된 것은 어느 날 깨달은 아버지에 대한 진실 때문이다.

기업 교육을 하면서 숱하게 위인과 명사들의 삶과 교훈을 이야기해온 그는 어느 날 문득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이 땅을 살아가는 아버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위대한 명사나 위인에 앞서 바로 자신의 아버지임을 깨달은 것이다. 아버지의 아들인 동시에 자녀들의 아버지인 자신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많은 아버지가 이런 생각을 하겠지만 정작 이 작업을 기록으로 남기는 이는 드물다. 사는 데 바빠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책은 이런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솔루션이다. 책이 던지는 질문에 답해가다 보면 아버지 자신의 기록이 되도록 구성됐기 때문이다. 책에는 과거, 현재, 미래의 자아가 등장해 질문을 던진다.

과거의 자아는 ‘삶의 가치와 철학이 담긴 좌우명이 있나?’ ‘가훈은 무엇인가?’ ‘아버지로 기억되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 같은 질문을 한다. 현재의 자아는 이런 물음을 던진다. ‘지금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3가지는 무엇인가?’ ‘아버지로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미래의 자아는 ‘은퇴 후 3년 정도 다른 나라에서 지낼 수 있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더 이상 생계를 위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등을 묻는다.

물음의 순서에 연연해 할 필요 없고, 급하게 한꺼번에 답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속도에 맞게 이들 질문 아래 마련된 빈칸에 답을 쓰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기록을 만들게 된다. 일종의 자기 회고록이자 자서전이다. 따라서 김효용 씨는 이 책을 만들기는 했지만 저자라기보다는 안내자에 가깝다. 저자는 그의 안내를 받아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자기 인생의 답을 쓴 모든 아버지이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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