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략무기인 ‘죽음의 백조’ B-1B 랜서 장거리 전략폭격기 편대를 지난달 23일 밤에 이어 10일 밤 한반도 상공에 또다시 전개한 것은 은밀·기습침투 및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이 문재인 정부 들어 B-1B와 F-35B 스텔스 전투기를 월 2회가량 상시 전개하는 것은,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군사적 옵션을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이 매월 1∼2차례씩 B-1B 랜서 및 F-35B 편대를 한반도에 전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전개 횟수가 5개월 만에 10회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 합참이 북한노동당 창건일(쌍십절)인 10일 B-1B 2대와 한국 공군 F-15K 전투기 2대의 연합훈련을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위한 정례적 전개훈련 일환”이라고 밝힌 데서 보듯 B-1B 및 F-35B 전략무기 전개를 사실상 상시화·정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B-1B 랜서는 지난 8월 31일과 9월 18일 미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 4대와 함께 한반도에 출격한 바 있다.
B-1B의 심야 전개는 대북 군사옵션과 관련해 군사 전략·전술적 의미도 계산된 것이다. 지난달 23일에 이어 10일 B-1B 등 전략무기 전개 시점이 심야에 이뤄진 것은 북한의 레이더 탐지 등 감시 능력을 총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정밀타격이 기습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다. 군 관계자는 “B-1B가 최근 2∼3주 간격으로 한반도에 출격하면서 출격 시간도 주간에서 야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은밀한 기습침투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어 북한이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랜서 편대 전개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북한의 공격과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대북 옵션을 보고받은 시점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지난달 23일 B-1B 출격 때 대공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고 전투기도 대응 출격시키지 않았던 북한은 이번에도 전투기를 대응 출격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전력 사정과 레이더 성능 등을 고려해 대공 레이더를 24시간 가동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는 대공 레이더를 켰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전투기가 대응 출격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 가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