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엔 유리할 듯 보여
추가 소요비용 최대 50兆 예상


국토교통부가 시행을 추진 중인 주택 후분양제가 민간에 확대될 경우 중견·중소 건설사에 ‘독(毒)’이 되는 반면 대형 건설사에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16일 대한건설협회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민간까지 주택 후분양제가 적용될 경우 건설·시행사들에게 추가로 소요되는 금융비용은 연간 최대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건설협회와 대형사 관계자들은 “후분양제가 민간 건설사와 시행사로 적용될 경우 금융비용 급증으로 주택 공급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며 “현재보다 연간 40조~50조 원은 더 들어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실제 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근 낸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한 주택금융시스템 발전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2022년까지 연평균 38만6600가구의 주택을 후분양 건설할 경우 추가 자금은 연간 35조~47조 원 소요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민간 아파트 후분양제를 시행할 경우 건설사 재무 능력에 따라 주택사업의 경제성이 판가름날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자금력과 브랜드파워가 있는 대형 건설사에게 절대 유리한 반면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한 중견·중소 건설사는 도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재무구조가 좋지 않거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건설사는 자금력 있는 시행사의 단순 시공 하청 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 후분양제가 시행될 경우 주택사업의 대형사 편중 심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재개발·건축사업을 10대 건설사들이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후분양제 시행은 주택사업 대형 건설사 독과점 가속화를 부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후분양제는 분양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 보증이 지금보다 훨씬 많이 들어갈 것”이라며 “주택 금융시스템 개선없이 후분양제 시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주택 전문 중견건설사 임원은 “현재 선분양제 아래서도 미분양주택이 많이 발생하는데 후분양제는 더 많은 문제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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