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튼튼, 마음 튼튼, 뇌 튼튼’
1980년 시작 전국으로 확산
183개 시·군·구 연합회 창립
동호인들 “매일 에너지 충전”
이달 초 서울 서대문구 봉원동 안산에 있는 무악정. 이른 아침부터 정자 부근으로 삼삼오오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오전 7시가 되자 모임의 앞에 선 김경한 강사의 구령 소리에 맞춰 30여 명의 주민이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활기차게 손발을 움직이며 일정한 동작을 취했다.
주민들이 참여한 이 체조는 ‘국학기공’이다. 국학기공은 우리 고유의 심신수련법인 ‘선도(仙道)’를 현대인에게 맞게 체계화한 생활스포츠다. 기공, 호흡, 명상, 배꼽 힐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쉽게 몸과 마음을 단련하도록 만들었다. 국학기공을 처음 체계화한 사람은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 총장이다. 이 총장이 1980년 경기 안양시 충현탑 공원에서 ‘몸 튼튼! 마음 튼튼! 뇌 튼튼!’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무료 수련회를 연 게 시작이었다.
이후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1999년 대한국학기공협회가 창립됐고 17개 시·도 연합회와 183개 시·군·구 연합회로 확대됐다. 현재는 매일 전국 2000여 곳에서 20만여 명의 동호인이 국학기공 수련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아내와 함께 수련에 참여한 80대의 이기석 씨는 “벌써 13년째 수련하고 있다. 2시간씩 산행을 해도 다리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 달성군 논공중학교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의 국학기공 동호회의 활동도 두드러진다.
논공중은 지난해 6월부터 학교폭력 예방과 활기찬 생활문화를 만들기 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다 함께 기세등등’이라는 국학기공 프로그램을 실시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정병국 교장은 “국학기공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잠재된 끼와 소질을 발산하고, 학업에 억눌린 감정을 바람직한 방법으로 풀어냄으로써 스트레스 해소와 학교폭력 예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세종청사의 교육부 내 국학기공 동호회는 매년 이맘때 열리는 국학기공대회를 앞두고 수련에 한창이다. 점심시간, 깊은 호흡과 명상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활기찬 오후를 준비한다. 교육부의 한 사무관은 “동호회원들이 아파서 의욕이 없다가도 국학기공 수련을 하고 나면 힐링이 되고 의욕이 솟아난다고 한다. 빡빡한 공직생활로 힘들 때 국학기공이 힘차게 일할 동력이 된다”고 장점을 꼽았다.
국학기공은 노인 스트레스와 우울증 감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주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융합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지난 4월부터 10주간 도시에 거주하는 여성 노인들(평균 74세)을 대상으로 국학기공을 하게 한 후 그렇지 않은 노인들과 비교했다. 이 결과, 국학기공을 규칙적으로 실시한 노인들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나 생리적 회복 탄력성, 부교감신경계 조절력 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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