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자 1명, 활용도 제로 수준
최근 국고로 성능 개선 작업중
공정거래위원회가 ‘입찰담합 징후분석시스템’을 이용해 지난 2006년 이후 11년간 입찰 담합 의심사례(징후) 1만여 건을 인지하고도 단 7건만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인 입찰담합 징후분석시스템은 공정위가 국가기관, 지자체, 공기업 등이 발주한 사업의 입찰담합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단순 통계용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으로만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최운열(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입찰담합 징후분석시스템 활용도를 분석한 결과,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시스템에 감지된 입찰담합 징후 1만36건 중 공정위가 실제 조사한 건은 7건에 그쳤다. 이는 공공기관 발주공사의 입찰담합 적발을 지원하고자 2006년에 국고 3억여 원을 투입한 것인데, 시스템의 활용도는 거의 ‘제로(0)’ 수준인 셈이다.
지난해 1만7485건의 공공부문 입찰이 시스템에 등록됐고, 이 가운데 2398건이 담합 징후를 나타냈다. 하루 평균 등록된 자료가 48건, 이 가운데 담합 징후는 6.5건에 이른다. 담합사건은 건당 짧게 잡아도 수개월에서 수년간 조사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직원은 공정위도 아닌 조달청에서 파견된 1명에 불과하다.
지난 2012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시스템의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공정위는 시스템 활용과 관련해 제도 개선의 노력은 없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시스템은 단지 통계적인 특징에 불과한 것”이라며 “신고, 제보 사건을 시효 도래 전에 우선해 처리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대통령 주재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입찰담합 징후분석시스템의 성능개선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부패 사건을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공정위는 2억6000만 원의 국고를 지원받아 시스템 성능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담합조사 인력 부족만 탓하면서 정작 활용해야 할 시스템은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앞으로 시스템 활용에 관한 제도개선이 없다면 실효성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최 의원은 “공정위가 아닌 조달청 담당 직원 1명이 입찰담합 징후분석시스템을 운영한다는 것은 분석 결과를 통계자료로만 활용하는 것 같다”며 “시스템을 폐기하든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조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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