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17일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특수고용직)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입법적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설계사·택배기사·학습지 교사·골프장 캐디·프로운동선수 등 외형상 개인사업자이면서 임금 근로자 형태를 지닌 특수고용직은 230만 명을 헤아린다. 이들에게 노조(勞組) 결성 및 단체교섭·쟁의를 허용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노사 관계에서 취약할 수 있는 계층을 배려한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현장 분란을 키우고, 당사자들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등 큰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신중하고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수고용직은 가수·배우는 물론 개인택시·화물차·관광버스 기사 등도 포함될 만큼 업무 방식이나 근무 조건, 소득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하나의 틀로 묶기엔 개념 정의에서 적용 방식까지 무리가 따른다. 더구나 서비스업 비중이 커지고, 4차 산업혁명기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노·사 이분법으로 재단하기 어려운 직종이 갈수록 늘어나게 된다. 노동법적 지위 부여는 이런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고용 경직성을 더 키우는 정책이다. 과거 화물연대 파업에서 보듯 분규 빈발 가능성도 있다.

이런 큰 흐름은 차치하고 당장 일자리를 보호하긴커녕 외려 줄일 수 있다. 4대 보험과 퇴직금 등 부담이 늘어나는 회사는 직원을 줄이려 할 것이다. 캐디 대신 전동 카트를 쓰고, 보험설계사 대신 콜센터를 활용하는 식이다. 아파트 경비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했다가 집단 해고로 이어진 사례를 연상시킨다. 대부분 실적급 형태라 직종 내 격차도 상당하다. 고소득자는 사업소득세(3.3%)보다 높은 근로소득세 적용으로 세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법제화를 시도했지만, 정부 내 이견 때문에 의원입법으로 우회했고, 그럼에도 실패했다. 당시 캐디의 87%, 보험설계사의 52%가 반대한다는 조사도 공개됐다.

최저임금 고율 인상, 비정규직 제로, 근로시간 단축 등 문 정부 정책은 고용 유연성을 키워 일자리를 늘리려는 글로벌 조류의 역행이다. 꼭 10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린 특수고용직 이슈도 마찬가지다. 접근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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