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힐링 열풍에 새 트렌드로
채널A ‘도시어부’시청률 3%대
여유· 먹방· 입담 대결 ‘3박자’
동시간대의 JTBC ‘썰전’ 위협
낚시狂 연예인 많아 섭외 용이


예능의 ‘판’이 바뀌었다. 힐링과 욜로(YOLO) 시대에 발맞춰 산과 들로 향하던 발길이 이제는 바다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다.

지난 달 첫 선을 보인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예능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도시어부·사진)는 낚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표방하며 빠르게 자리잡았다. 3%대 시청률로 동시간대 방송되는 JTBC ‘썰전’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평소 낚시광으로 알려진 배우 이덕화와 방송인 이경규, 래퍼 마이크로닷이 출연해 낚시의 재미를 전파하는 이 프로그램은 바다가 주는 여유, 해산물을 기반으로 한 ‘먹방’, MC와 게스트들의 입담 등 3박자를 두루 갖춘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 휴양지로 꼽히는 ‘바다’가 예능의 새로운 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힐링과 먹방 예능의 대표주자였던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는 당초 농촌이 배경이었으나 2015년 배우 차승원, 유해진과 함께 전남 만재도에 발을 디딘 후 어촌으로 주무대가 바뀌었다.

이후 SBS는 방송인 김병만을 앞세워 바다에 배를 띄우는 ‘주먹쥐고 뱃고동’을 론칭했고, 전 세계의 다양한 방송을 체험해보는 MBC ‘세상의 모든 방송’은 리빙TV의 낚시 예능 ‘형제꽝조사’를 소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EBS1 역시 지난 3월부터 국내·외 명소를 찾아가 낚시를 즐기며 바다 위의 삶을 만끽하는 모습을 담은 ‘성난 물고기’를 송출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의 주요 소재는 낚시다. ‘삼시세끼’에서는 미리 던져놓은 그물망에 어떤 어종이 낚이는 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최근 종방된 ‘바다목장 편’에서는 네 차례에 걸친 어촌편 중 처음으로 돔 낚시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도시어부’와 ‘성난 물고기’ 역시 무엇을 낚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지켜보며 낚시의 쾌감을 공유하고 다양한 어종에 대한 정보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낚시가 예능의 새로운 소재가 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섭외의 용이함이다. 연예계에는 은근히 낚시광이 많다. ‘도시어부’에는 방송 초기 임에도 배우 이태곤, 홍수현 등 굵직한 게스트들이 연이어 출연했고, ‘성난 물고기’에도 배우 이계인과 이세창, 가수 KCM 등 쟁쟁한 이들이 참여했다.

한국낚시채널 FTV ‘샤크’에 출연해 몸길이 1m 20㎝에 달하는 부시리를 낚아 화제를 모았던 아이돌 밴드 씨엔블루의 이종현은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원래 낚시를 좋아해 ‘도시어부’에도 출연하기로 했다”며 “낚시가 지루하다고 아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정적이지 않다. 열심히 움직이고 노력해야 고기를 낚을 수 있는 진짜 매력적인 스포츠”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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