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하는 게 무슨 자랑이라고 책까지 펴낸단 말인가. ‘노가다판’에 청운의 꿈을 안고 들어왔다면 모를까. 벼랑에 몰려 철근 깨무는 심정으로 입문한 처지에 말이다.’ ‘작가의 말’ 첫머리 글이다. 솔직하고 담백하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이 맛깔스럽게 이어진다. 스포츠신문 기자로 2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당대 스타들을 쥐락펴락하다가 지금은 막노동 잡부로 일하고 있는 성리현(54) 씨. 그가 막노동 현장에서 실제로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우리 시대 막노동판 소소한 풍경들’이라는 부제처럼 이름없는 중·노년 인부들의 땀과 웃음, 막걸리 한잔에 담긴 농담까지 다양한 표정을 담고 있다. 준비 없는 퇴직에 내몰린 베이비붐 세대의 애환이 고스란히 드러난 삶의 기록이기도 하다. 모두 40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퇴직 이후 여기저기 기웃대다 쉰 살 훌쩍 넘어 막노동판에 발을 들이게 됐다는 그는 “세상 어디를 가나 사람 내음이 먼저”라며 웃는다. 262쪽, 1만2000원.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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