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정치권 ‘공사재개’반응

공약의 합리적 수정 자평하지만
사회적 갈등 유발 책임 못 피해

한국당 “국가정책 실험 그만”
바른정당·국민의당 “사과해야”
민주당 “숙의 민주주의로 합의
與野·贊反 넘어 수용해주길”


청와대는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정책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4일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됐지만, 이와 별개로 원전을 축소하는 권고안이 나온 데 대해 안도하며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공론화위의 정책 권고 발표가 나온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3개월간 숙의를 거쳐 권고안을 제안해주신 공론화위의 뜻을 존중한다”며 “후속조치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공정하게 공론조사를 진행해주신 공론화위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준 시민참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도 조만간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공론화위를 제안했고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서도 얘기했기 때문에 자세한 보고를 받고 대통령의 말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탈(脫)원전 정책은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의 계획은 2080년 정도에 원전 가동을 중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 추진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공론화위가 원전 축소를 권고한 만큼 설계 수명이 다가오는 원전의 폐쇄 시점을 앞당기는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정책은 장기적 방향을 잡는다 해도 우리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논란의 여지가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원전 수출 등은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과 관련해 공약의 합리적인 수정 사례를 남겼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섣부른 공약을 만들었다는 비판에서는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주요 공약 중 하나가 파기되는 상황이 됐고, 많은 비용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 데 대해서는 정치적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야권은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각종 중요 정책들이 특정 이념에 경도되고 좌파식 실험주의의 장이 돼선 안 된다”며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들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잘못된 결정에 대해 깔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하 바른정당 대변인도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국론 분열을 유발했던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우리 사회가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만큼 이번 권고안에 대해 여야와 찬반을 넘어 대승적으로 수용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공론화위가 권고한 지속적 원전 축소 방향과 관련해 에너지 정책 전환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병채·김윤희 기자 haasskim@munhwa.com
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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