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정책’ 영향과 전망

‘탈원전’큰틀 찬성 했지만
정책 일부 수정은 불가피
‘안전성 확보’ 보완 과제로

원전 찬반갈등 지속 가능성
신재생에너지도 구체화 필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이 20% 차이에 가까운 압도적인 의견으로 원전 건설 재개에 손을 들어줌에 따라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은 일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급격한 탈원전 정책 드라이브보다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우선한다는 게 시민참여단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공론화위가 큰 틀에서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며 “원전을 축소하는 쪽으로 에너지 정책 결정을 권고하겠다”고 밝혀 원전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갈등은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24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를 열고 공사가 임시 중단된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재개와 향후 보완 조치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건설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 측에 건설 재개 공문을 발송하고, 한수원은 협력사에 공사 재개 상황을 알리게 된다. 한수원은 건설 중단으로 인해 연장된 공기와 관련해 협력사와 계약 변경 등에 착수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결정대로 건설은 차질없이 재개되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과 탈원전 정책은 별개 사안”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원전의 단계적 감축과 석탄발전의 친환경화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경북 울진)와 천지 1·2호기(경북 영덕) 등 신규 원전 6기의 건설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원칙적으로 금지할 계획이다. 이미 공사를 시작한 5기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되, 국내 최고 수준의 배출기준을 적용하고 환경설비를 보강하기로 했다. 아직 인허가를 받지 못한 4기는 LNG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전회사와 협의할 방침이다. 현재 운영 중인 석탄화력 39기는 환경설비 보강과 성능 개선을 통해 오염물질 규모를 2022년까지 40%, 2030년까지 58% 감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3개월간 공론화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 정부가 시민참여단의 결정을 무시하진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결정은 국민이 급격한 탈원전보다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일방적으로 탈원전을 선언하며 대안 없이 예산이 1조6000억 원이나 투입된 원전 공사를 중단시킨 것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

오는 11월 말쯤 발표가 예정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원전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의견이 반영된 정책 조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원전의 필요성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원전 축소를 권고한 이번 공론화위의 결과가 향후 신규 원전들의 건설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무작정 건설 취소계획을 8차 계획에 반영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위가 보완 사항으로 꼽은 원전 안전성 확보도 과제로 남았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로 해외 에너지 시장에서 우리 원전 수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면서 원전 수출 경쟁력은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유지되기 위해선 원전 안전성에 대한 기술 제고는 물론 국내서도 안정적으로 원전을 지속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추가적으로 대외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