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2356억원 손실” 주장
법원, 합병 무효소송 패소판결
“주주가치 훼손 등 요소 없어”

전문가들 “주가 하락했지만
관련업종 주가는 더 떨어져”
보유한 바이오로직스 가치도
1년새 6조8000억이나 늘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투자 손실 여부를 둘러싸고 다시 한 번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 일부 의원은 국민연금의 손실 규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추정액(1388억 원)보다 60%가량 더 많다고 새롭게 주장하고 나섰으나, 법원이 관련 소송에서 “(합병으로) 손실을 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한 데다 증권 전문가들도 “삼성물산의 전자·바이오 등의 보유지분 가치 변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 비교”라고 지적하고 있다. 억측 성 주장으로 삼성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여론 호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국회·법원·재계 등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과 주가 하락으로 2017년 10월까지 약 2356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 경제계의 판단은 전혀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함종식 부장판사)는 19일 옛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였던 일성신약(지분 2.11%)이 제기한 합병 무효 소송에 대해 패소 판결을 하면서 “여러 사정에 비춰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의 찬성 의결은 내용 면에 있어 거액의 투자 손실을 감수하거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과 같은 배임적 요소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증권 전문가들은 단순히 주가 하락만을 따져 합병 손실로 보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국내·외, 업종별 변수로 시시각각 변하는 주식 시장의 메커니즘과 삼성물산의 미래 가치(잠재력)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병 이후 삼성물산 주가가 내려가긴 했지만, 관련 업종 전체의 주가 역시 업황 악화로 더 떨어졌다.

사실상 삼성그룹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장기적인 투자 수익 안정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43.6%) 가치만 해도 2016년 11월(상장 당시) 3조9000억 원에서 이달 19일 현재 10조7000억 원으로 약 6조8000억 원이나 늘었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약속대로 오는 2018년까지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면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은 4.6%(19일 기준 15조8000억 원 상당)에서 4.9%로 늘어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물산 기업가치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라면서 “바이오로직스의 순이익 비중은 2018년 12%에서 2020년 31%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 2월 30대 그룹사로부터 받은 배당액 중 42%(4240억 원)를 삼성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바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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