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블리 넘어 마배우로…‘종횡무진’ 마동석을 만나다

‘부당거래’서 배우 자질 재발견… 작가들과 창작 그룹 구성 활동
“코미디·액션 고르게 소화하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형사 맡은‘범죄도시’흥행 견인 ‘부라더’서는 따뜻한 감정 연기


마동석(사진)은 먼 길을 돌아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꿈을 드디어 이뤘다. 바로 ‘진정한 배우’의 꿈이다.

그는 지난 2005년 영화 ‘천군’에서 여진족과 17대 1로 맞붙어 무찌르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배우의 길로 들어섰지만 당시에는 배우보다는 배우들의 몸을 만들어주는 트레이너 역할이 더 컸다.

그러던 그가 배우로 보이기 시작한 작품은 2010년 개봉한 ‘부당거래’다. 당시 그는 인터뷰에서 “전에는 ‘난 이것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생존을 위해 전투적으로 일을 했지만 요즘은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듬해 ‘통증’으로 만났을 때는 “어차피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주연을 못 해봤지만 전혀 초조하지 않다”고 말했다.

4∼5년 전부터 주연으로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던 그가 드디어 한방 터뜨렸다. ‘범죄도시’에서 맨주먹으로 조선족 조폭을 일망타진하는 강력계 괴물 형사를 연기한 그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마동석 외에는 어떤 배우도 할 수 없는 대체불가 연기를 펼쳤다” 등의 극찬이 쏟아졌고, 이 영화는 22일까지 손익분기점의 두 배가 넘는 496만721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왼쪽), ‘부라더’
영화 ‘범죄도시’(왼쪽), ‘부라더’

이 영화는 그와 10여 년 동안 친구로 지낸 강윤성 감독의 데뷔작이다. 마동석은 몇 년 전부터 뜻이 맞는 시나리오 작가, 웹툰 작가와 함께 콘텐츠 창작 그룹 ‘팀고릴라’를 만들어 이끌고 있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평생 내게 오지 않을 캐릭터를 직접 기획해서 만들고 싶어 ‘팀고릴라’를 시작했다”며 “‘범죄도시’도 스토리 구상부터 캐릭터 구축, 시나리오 작업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강 감독과 40번가량 사전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델은 모델인데 손모델이래” “그래 나 싱글이야” 등 큰 웃음을 선사하는 맛깔나는 대사도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번에는 다시 ‘마블리’ ‘마요미’로 돌아와 코믹하면서 따뜻한 감정 연기를 펼쳤다. 오는 11월 2일 개봉하는 영화 ‘부라더’(감독 장유정)에서 그는 뼈대 있는 가문의 종손이지만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아버지를 원망하며 고향을 등진 채 유물을 발굴해 한밑천 잡으려 하는 한국사 강사 석봉을 연기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감동적으로 그려지는 후반부에 반해 이 영화를 선택했어요. 뜬구름을 잡으러 다니는 석봉 캐릭터는 제가 디자인했어요. 저도 평생 운동만 하다가 배우라는 뜬구름을 잡으려 했으니까요.”

그는 앞으로도 울뚝불뚝한 근육질 몸매가 돋보이는 액션물과 말랑말랑한 코미디, 드라마 등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겠다고 소개했다. 그에게 “정통 멜로도 기대된다”고 말을 건네자 손사래 쳤다.

“관객들이 제가 출연한 모든 작품을 다 보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분들은 ‘범죄도시’처럼 제 실제 모습이 담겨 있는 액션영화를 좋아하고, 또 ‘굿바이 싱글’ ‘결혼전야’ 등을 좋아하는 분들은 제 액션 연기를 못 봤을 거예요. 앞으로도 두 가지 장르를 고르게 소화하며 많은 분과 소통하고 싶어요. 근데 정통 멜로는 못 할 것 같아요. 제가 하는 멜로연기는 저부터 보기 싫을 것 같아요. 하하.”

‘부라더’에서 마동석(오른쪽)은 코믹한 모습과 진한 감정 연기를 조화롭게 펼쳐보인다.
‘부라더’에서 마동석(오른쪽)은 코믹한 모습과 진한 감정 연기를 조화롭게 펼쳐보인다.

중학생 때 실베스타 스텔론의 ‘록키’를 보고 영화에 빠졌다는 그는 열여덟 살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미국으로 이민 가게 됐고, 그곳에서 이종격투기 트레이너로 일하며 자신의 꿈과 멀어져 갔다.

“‘록키’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러고는 영화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복싱을 시작했어요.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영화 속에 나온 복싱으로 방향을 잘못 잡은 거죠(웃음). 미국에 가서는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근육을 키웠어요.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다가 트레이너가 됐고, 유명 선수를 가르치다 보니 저도 유명해지며 일이 커진 거죠. 그러다가 머릿속에 남아 있던 꿈이 다시 떠올랐어요. 처리할 일을 친하게 지내던 동생에게 맡기고 무작정 짐을 싸서 한국으로 왔어요. ”

팔씨름 선수의 이야기를 그린 ‘챔피언’ 촬영에 몰두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영화 기획과 연기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완성된 시나리오가 2∼3편 있고, 웹툰은 14편 만들어 놨어요. 처음에는 연기를 더 잘하기 위해 기획을 했는데 이젠 색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전형적인 소재도 좀 다르게 표현하고 싶고요. 오랫동안 팔씨름 영화를 생각해왔어요. 주위 사람들이 다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은 하게 됐잖아요. 제가 글은 못 써요. 컴퓨터 자판도 독수리 타법으로 두드리고요. 그래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휴대전화에 저장해놨다가 작가에게 얘기를 하죠. 제가 복권 같은 게 맞을 운은 없어요. 그저 하나하나 노력해서 이루는 운이에요.”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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