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R&R, 300개社 설문

신고물질 14배 늘어 7000종
인건비 65%비용 쏟아부을판
10곳중 8곳 속수무책 발동동


신고대상 화학물질 수를 기존의 약 14배 수준인 7000여 종으로 확대하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돼 시행되면 국내 화학업계가 인건비의 무려 3분의 2가량을 관련 규제 대응 비용으로 쏟아부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문화일보가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300개 화학업체의 법률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9월 21~28일)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환경부가 지난 8월 발의한 화평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관련 부담 비용(이미 투입된 비용 포함)이 평균적으로 제조원가의 6.3%에 이를 것이라고 답했다. 화학업종 기업의 제조(또는 매출) 원가 대비 인건비 비중이 9.7%( 2015년 기준)임을 고려하면, 화학물질 등록 비용 부담은 전체 인건비의 65%에 육박하는 것이어서 해당 업계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기업들은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평균 9.8%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화학업종 외부감사 기업 855개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16조5974억 원으로, 이 중 1조6264억 원이 감소한다는 얘기다. 화평법 개정안의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107개사)들은 영업이익이 평균 11.4%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화평법 개정안에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고작 21.7%에 그치고,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고 답한 곳이 39.3%나 된다는 점이다. 한 경제단체 고위관계자는 “현행 수준도 과중한 상황인데 등록 대상 물질을 대폭 확대하고 과징금까지 신설하는 것은 과도한 입법”이라며 “현행 등록제도부터 원활히 이행되도록 지원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화평법 개정안은 연간 1t 이상 제조·수입하는 화학물질의 등록 의무 대상을 전체로 확대하고, 위반 시 매출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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