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만했는데 주택금리 5%대
금리 동결하면 자본유출 우려


한국은행이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 시사한 이후 실제 금리 인상을 놓고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 은행들이 도미노식으로 대출이자율을 올려 서민들의 부담만 커질 것이고,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한국과 미국 간 기준 금리 역전 등 만만치 않은 난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주 한은 금통위에서 연내 금리 인상의 깜빡이를 켠 이후 주요 시중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손질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이날부터 KEB하나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5년 고정·이후 변동 금리, 이하 동일)를 3.740∼4.960%에서 3.827∼5.047%로 0.087%포인트 올렸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한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올리면 따라서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계부채가 1400조 원에 달하는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 상승은 빚을 내 집을 산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을 키우고 부동산시장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는 내수 경기에 적잖은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기준금리 1%포인트 조정 시 1차 연도에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0%포인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2%포인트, 경상수지는 18억8000만 달러가 변동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이 11월 말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반면 미국이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하게 되면 미국의 금리가 더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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