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 국감자료
4년간 4000여명 혜택 못받아


지난 7월 기혼 여성만 가입 가능한 한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는 “심리지원서비스를 받는 아이의 엄마다. 곧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데, 이 지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서비스 기관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걱정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내 경우 아이를 아는 분의 집 주소로 전입한 후 (서비스를) 신청했다”는 ‘조언’이 댓글로 달렸다. 지자체 예산 부족 및 관내 서비스 기관 부재로 ‘아동·청소년 심리지원서비스’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인원이 지난 4년간 45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심리지원서비스 수혜 대상이 되기 위해 ‘위장전입’을 시도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실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성일종(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심리지원서비스 이용은 2013년 3만9652건에서 지난해 6만1991건으로 급증했다. 이 서비스는 정부가 아동·청소년의 과잉행동유발 등 문제행동을 조기에 발견해 정서·행동 장애로 이어지지 않도록 돕고자 2013년 도입한 제도다. 지원이 우선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중위소득 140% 이하 가정의 문제행동 위험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지자체(구·군·읍·면)에 등록된 전문기관이 심리상담 등 치료를 하게 된다.

문제는 신청자가 서비스 혜택을 보려면 등록·연계된 전문기관이 있는 지자체에 거주해야만 한다는 것. 실제로 심리지원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자체에 사는 아동·청소년은 지난 4년간 4470명,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지자체에 거주하는 아동·청소년은 2858명으로 집계됐다. 정부 정책에 사각지대가 많아 위장전입이라는 불법행위를 부추기는 꼴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지자체 예산규모에 따라 선착순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제때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성 의원은 지적했다. 성 의원은 “소아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청소년이나 성인이 된 이후까지 문제행동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로서는 위장전입이라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지자체에만 맡기지 말고 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도록 보건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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