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정부 때 국가정보원의 민간인·공무원 불법 사찰 의혹 및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우병우(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수사 선상에 올렸다. 우 전 수석은 이미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좌천에 관여한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추명호 전 국장을 수사의뢰한 것을 계기로 우 전 수석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문체부 공무원 등의 사찰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국장은 검찰 조사에서 우 전 수석이 직접 전화해 뒷조사를 지시했고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우 전 수석에게 비선으로 서면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에도 우 전 수석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의 블랙리스트 수사 때도 국정원이 블랙리스트 관여에 핵심적인 사령탑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 됐지만 수사 기간의 한계 등으로 본격적인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우 전 수석도 구체적인 혐의가 포착되지 않아 관련 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검찰은 20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추 전 국장을 다시 불러 조사한 뒤 조만간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이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댓글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심리전단장을 지낸 김모 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보수 성향 단체에 지원금을 주도록 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과 관련해서는 24일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화이트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전 실장의 자택과 보수단체 사무실 등 여러 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전 실장을 상대로 모금 및 자금지원 과정에 국정원이 역할을 했는지를 캐물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