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승리한 가장 큰 요인은 야당의 지리멸렬과 북한 핵무기에 따른 안보 위기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최소 312석을 확보했다. 중의원 465석의 3분의 2를 넘겨 독자 개헌안 발의도 가능해졌다. 참의원은 이미 3분의 2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 국내 정치·경제 상황은 여전히 복잡하겠지만, 이번 총선으로 아베 총리의 정치 기반이 강화되고 2021년까지 장기 집권의 길도 열렸다.
이렇게 더 강력해진 아베 정권은 동북아 정세, 특히 한·일 관계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장기집권 피로감에 사학 스캔들로 비틀거리던 아베 총리를 되살려준 1등 공신이 북한 김정은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베 총리는 21일 마지막 유세에서도 강력한 대북 압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지금 요구되는 것은 강한 외교력”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미·일 동맹을 한층 강화하고, 시진핑 집권 2기의 중국을 견제할 것이다.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의 전환도 서두를 전망이다. 자민당은 자위대 근거를 헌법에 명기하는 것을 이번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한국·중국 등 주변국과 일본 사이의 과거사 분쟁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한·미·일 북핵 공조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과거사 뇌관을 그대로 둔 채 일본 재무장 드라이브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에선 부정적 측면도 크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양면적 현실(現實)을 냉철히 인식해야 한다.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은 계속 요구해야겠지만, 안보·경제 등의 발목을 잡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런데 반대 분위기가 역력하다. 북핵 제재엔 뒤처져 있으면서,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나 일본 공관 앞 소녀상 설치 등에는 적극적이다. 주일 대사로 내정된 이수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도 한·일관계 전문가는 아니다. 국익에 입각한 대일(對日) 외교가 절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