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나오면서 시중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발 빠르게 반응하고 있지만, 정기예금 금리는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을 핑계로 최근 논란이 된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차이를 더욱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는 이날부터 최대 5%를 돌파했다. 지난 20일 기준 3.74∼4.96%였던 KEB하나은행 주담대 금리가 23일부터 3.827∼5.047%로 한 차례 인상되면서다. 또,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도 0.05%포인트에서 0.11%포인트까지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다. 이는 지난 1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리인상 신호를 강력하게 내보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한 데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오랜 동결 상황 끝에 처음으로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도 등장했다.

하지만, 주담대 금리와 달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기준 주요 은행 정기예금 금리와 금통위가 열린 뒤인 20일 기준 예금 금리를 비교하면 별다른 변화가 없다. 국민은행이 12개월 금리를 0.02%포인트, 기업은행이 6개월 금리와 12개월 금리를 각각 0.03%포인트, 0.05%포인트씩 올리는 데 그쳤을 뿐이다. 시중 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진 셈이다.

시중 은행은 최근 기준금리가 동결을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자체적인 가산금리 기준을 적용해 대출금리를 높이면서도 예금 금리는 낮게 유지해왔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나오자 이를 핑계로 또다시 예대금리차를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5대 시중 은행들은 상반기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대금리)로 4년 만에 최대 실적인 순이익 6조 원을 기록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금리 인상 신호를 핑계로 시중 은행들이 또다시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금융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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