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용어 ‘ㅋㅋ,ㅠㅠ’ 사용도
“친구끼리 연습하며 배워” 자랑
경찰마크 보여줘도 조롱하기만
“수법 진화중… 경각심 가져야”
‘입출금 계좌를 하루 20만 원에 임대받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기자의 스마트폰 메신저로 홍보 메시지가 도착했다. 보낸 사람 프로필에는 한국인 20대로 보이는 여성의 사진이 등록되어 있었다. 해외 물품 구매 대행 사이트의 운영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여성은 “세금 추적을 피하려는 용도로 1인 2계좌까지 임대하고 있으며, 체크카드를 보내주면 정해진 돈을 매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 대화를 나눠 봤더니 이 메시지는 소위 ‘메신저 피싱’이었다. “계좌 대여는 불법인데… 이거 보이스 피싱(전화금융 사기) 비슷한 것 아닌가요”라고 기자가 질문을 던지자, 상대방은 오히려 당당하게 불법이어도 문제 될 게 없다고 대응했다. 이 여성은 “(불법을) 알면서 하는 거죠. 길바닥에 침 뱉는 것도 불법인데요”라며 “수억 원이 오가는 것도 아니고, (적발돼도) 벌금 10만 원으로 끝납니다. 누가 징역 갑니까”라고 안심시켰다. 통장 대여는 최근 엄벌하는 추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기자는 경찰서 출입증에 붙어 있는 경찰 마크를 사진으로 찍어 보여줬다. 그런데 이 여성은 겁을 먹기는커녕 “안전경찰. 횡단보도에서 봉이나 흔드세요”라고 조롱했다. 사실 경찰관은 아니라고 말했더니, 이 여성은 “ㅋㅋ 사기 안 칠 테니 통장 보내줘라”라며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이 여성은 자신이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 사는 차오셴쭈(조선족)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 여성은 한국인이 즐겨 사용하는 “ㅋㅋ(웃음)” “ㅠㅠ(슬픔)” “ㄴㄴ(노노)” 등 메신저 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했다. “한국어를 왜 이렇게 잘하느냐”고 묻자 “요즘은 다 잘한다. 친구들끼리 서로 알려주며 연습한다”고 말했다. 사진이 본인인지 묻자, “사장이 이 사진으로 사기 치라고 준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여성은 “사장은 한국 사람이고, 다른 한국인도 많다”고 설명했다.
과거 중국인이나 조선족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은 특유의 어눌한 한국어 말투 때문에 쉽게 사기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여성이 ‘사장’이라고 부른 두목처럼 한국인들이 피싱 범죄에 가담하며 조선족 조직원들의 말투와 수법도 세련돼졌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싱 범죄는 개인과 개인의 전화 통화 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예방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범죄 수법도 계속 진화하고 있어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의심이 가면 바로 연락을 중단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친구끼리 연습하며 배워” 자랑
경찰마크 보여줘도 조롱하기만
“수법 진화중… 경각심 가져야”
‘입출금 계좌를 하루 20만 원에 임대받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기자의 스마트폰 메신저로 홍보 메시지가 도착했다. 보낸 사람 프로필에는 한국인 20대로 보이는 여성의 사진이 등록되어 있었다. 해외 물품 구매 대행 사이트의 운영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여성은 “세금 추적을 피하려는 용도로 1인 2계좌까지 임대하고 있으며, 체크카드를 보내주면 정해진 돈을 매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 대화를 나눠 봤더니 이 메시지는 소위 ‘메신저 피싱’이었다. “계좌 대여는 불법인데… 이거 보이스 피싱(전화금융 사기) 비슷한 것 아닌가요”라고 기자가 질문을 던지자, 상대방은 오히려 당당하게 불법이어도 문제 될 게 없다고 대응했다. 이 여성은 “(불법을) 알면서 하는 거죠. 길바닥에 침 뱉는 것도 불법인데요”라며 “수억 원이 오가는 것도 아니고, (적발돼도) 벌금 10만 원으로 끝납니다. 누가 징역 갑니까”라고 안심시켰다. 통장 대여는 최근 엄벌하는 추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기자는 경찰서 출입증에 붙어 있는 경찰 마크를 사진으로 찍어 보여줬다. 그런데 이 여성은 겁을 먹기는커녕 “안전경찰. 횡단보도에서 봉이나 흔드세요”라고 조롱했다. 사실 경찰관은 아니라고 말했더니, 이 여성은 “ㅋㅋ 사기 안 칠 테니 통장 보내줘라”라며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이 여성은 자신이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 사는 차오셴쭈(조선족)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 여성은 한국인이 즐겨 사용하는 “ㅋㅋ(웃음)” “ㅠㅠ(슬픔)” “ㄴㄴ(노노)” 등 메신저 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했다. “한국어를 왜 이렇게 잘하느냐”고 묻자 “요즘은 다 잘한다. 친구들끼리 서로 알려주며 연습한다”고 말했다. 사진이 본인인지 묻자, “사장이 이 사진으로 사기 치라고 준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여성은 “사장은 한국 사람이고, 다른 한국인도 많다”고 설명했다.
과거 중국인이나 조선족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은 특유의 어눌한 한국어 말투 때문에 쉽게 사기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여성이 ‘사장’이라고 부른 두목처럼 한국인들이 피싱 범죄에 가담하며 조선족 조직원들의 말투와 수법도 세련돼졌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싱 범죄는 개인과 개인의 전화 통화 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예방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범죄 수법도 계속 진화하고 있어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의심이 가면 바로 연락을 중단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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