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도입 잇단 철회
박근혜 정부에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했던 금융위원회 산하 7개 금융 공공기관이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모조리 성과연봉제 도입 결정을 뒤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의 직원 평균 임금은 전체 공공기관은 물론, 500인 이상 대기업 평균 임금보다 2000만~3000만 원 이상 많다. 초(超)고연봉의 금융 공공기관들이 온갖 특혜는 누리면서 최소한의 성과 평가를 거부했다는 비판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선동(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위에서 제출받은 ‘금융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도 철회 현황’ 자료를 보면 예금보험공사(예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 신용보증기금(신보),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 KDB산업은행(산은), IBK기업은행(기은) 등 공공기관들은 모두 성과연봉제를 폐지키로 노사가 합의했거나 수정키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들 기관은 노사 합의 또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대부분 기관이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에 따른 인센티브를 임직원에게 지급하고 연말정산까지 끝낸 상태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성과연봉제의 노사 자율화를 선언하자 7월 6일 신보를 시작으로 이사회 의결 및 노사 합의에 따라 잇따라 도입 철회를 결정했다. 다만, 주택금융공사는 성과연봉제를 철회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따라 노사가 개선안을 찾기로 하고 노사협의를 진행중이지만 철회하자는 노조의 압박이 강해 애초 합의했던 성과연봉제 원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개선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철회나 백지화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지난해 지급된 인센티브 회수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신보는 2016년 성과연봉제 확대 방안 등 총 3회의 연구용역을 수행하며 2억8270만 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행보는 높은 급여 수준과 독점적 지위를 고려할 때 ‘과도한 보신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식회사의 법적 지위를 지닌 예탁원은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취지로 공공기관 해제를 추진하면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철회했다.
금융 공공기관들의 직원 평균 임금은 2015년 기준으로 8525만 원이다. 전체 공공기관 평균은 6296만 원, 500인 이상 대기업 평균은 5996만 원으로 금융 공공기관이 크게 앞선다. 김 의원은 “성과연봉제 도입 철회는 국가 보호 아래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금융 공공기관에 대해 방만 경영을 감독하려는 최소한의 장치마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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