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옛 LG생명과학)의 바이오 공장 1동 3층에서 검수(QC) 담당 직원들이 바이오 의약품의 정밀 분석에 앞서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23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옛 LG생명과학)의 바이오 공장 1동 3층에서 검수(QC) 담당 직원들이 바이오 의약품의 정밀 분석에 앞서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 (中) LG화학 생명과학본부

‘바이알 1’서 5가 백신 양산
격일로 200만명 접종 분량
세계서 가장 빠른 속도 제조

‘빌게이츠재단’서 140억 받아
2020년 소아마비 백신 개발

3년내 R&D투자 1400억으로
진단시약 12종 생산 공장도


“바이알 1 생산라인은 격일로 200만 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의 ‘5가 백신(디프테리아·파상풍·B형간염·백일해·뇌수막염 예방 5가지 백신)’을 양산합니다.” 23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옛 LG생명과학)의 바이오 공장 1동 1층 생산라인에서 만난 오원교 생산1팀장은 기자에게 이처럼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바로 위 2층에서 만들어진 바이오 원액을 백신 용기에 나눠 담는 작업이 이뤄진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든 50㎖의 세포 액체가 45일간에 걸친 배양과 정제 과정을 거쳐 최대 2000ℓ의 바이오 원액으로 만들어지는데, 마지막 공정인 이곳을 거치면서 무려 200만 명분의 백신 상품으로 최종 탄생한다. 우유 한 잔도 안 되는 바이오 원액에 적절한 산소와 이산화탄소, 온도 등을 유지해 주면 7단계에 이르는 배양 과정을 거칠 때마다 ‘복리의 마술’처럼 5배씩 늘어나는 것이다.

오 팀장은 “시간당 3만6000개의 병에 백신을 담을 수 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인데, 이런 속도로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 손으로 꼽힐 정도”라고 말했다.

바로 옆에 있는 ‘바이알 2’ 생산라인은 숨 가쁘게 완전 가동되고 있는 1라인과는 달리 조용했다. 본격 가동을 앞두고 정부, 전문기관 등의 인증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인데, 임상 단계에 와 있는 소아마비 백신도 앞으로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소아마비 백신 생산에 성공하면 LG화학은 대외적으로 바이오 신약의 연구·개발(R&D)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받게 된다.

앞서 LG화학은 올해 6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만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R&D 능력을 인정받아 신규 소아마비 백신 개발을 위한 1260만 달러(약 14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받았다. 2020년까지 안전하고 효과적인 소아마비 백신을 상용화해 전 세계 소아마비 바이러스 퇴치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1~3공장 옆에는 바이오시밀러(단백질 복제약) 생산을 담당할 4공장이 한참 건설 중에 있었다.

LG화학은 R&D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신약을 개발, 의약품 국산화와 세계 시장 개척에 앞장서 왔다. 실제로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올해 바이오·제약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2008년 연간 수출 1억 달러 고지에 오른 이후로 9년 만이다.

2002년 수출을 시작한 이래로 올 상반기 현재 누적 수출액은 20억 달러에 육박하는 18억3000만 달러에 이른다. B형간염 백신·성장호르몬 치료제·젖소산유촉진제·난임치료제 등을 7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B형간염 백신(유박스)은 유엔 백신 조달 시장 전체 물량 중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81년 국내 최초로 민간 유전공학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36년 동안 R&D 경쟁력을 쌓아온 만큼 움켜쥔 ‘국내 최초’ 타이틀도 수두룩하다. 1993년 유전자 재조합 B형간염 백신, 2003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항생제 ‘팩티브’, 2011년 히알루론산 필러 ‘이브아르’(미용성형 충전물), 2012년 당뇨신약 ‘제미글로’ 개발 등에 죄다 국내 최초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LG화학은 2002년부터 생명과학사업본부 매출의 20%가량을 R&D에 투입해 오고 있다. R&D 인원도 지속적으로 늘려 생명과학사업본부 전체 임직원 중 25%가 R&D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LG화학은 민간 바이오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13만 종의 DB를 보유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만 개의 후보 물질을 선별해 다양한 실험을 거치게 되는데, DB를 활용해 시행착오를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LG화학의 설명이다.

앞으로 LG화학은 혁신 신약 집중 분야를 ‘면역·항암’과 ‘당뇨 및 연계질환’으로 선정하고, R&D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업체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등 신약 개발에 속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특히 2020년까지 10개 이상의 신약 개발(임상단계 진입)을 위해 R&D 투자를 적극 확대, 3년 뒤는 연간 1400억 원 규모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 LG사이언스파크와 오송공장 생산설비 증설 등을 위해 올해 2000억 원 이상의 투자도 병행한다. 지난 7월에는 진단시약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 총 12종의 진단시약 제품 생산과 시장 확대 발판 마련을 위해 오송단지에 진단시약 공장을 준공했다.

LG화학은 “향후 더욱 집중적인 R&D 투자를 통해 신약 개발 목표 수준을 앞당기고, 이를 통해 글로벌 혁신 신약을 보유한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청주=글·사진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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