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당직자 등에 ‘떼문자’
‘대선공신 챙기기’ 반복 우려

朴정부땐 “낙하산” 비판하다
4년만에 배치된 행보 나서

현재 공석 기관장수 50여개
“논공행상 아닌 전문성 따져야”


더불어민주당이 사무처 당직자와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대표 대기순번자들에게 공공기관이나 정부 산하기관 이직 희망자를 조사한 것은 적폐청산을 1호 국정과제로 내걸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의 단절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전리품 나누기’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은 전문성이 필요한 곳인 만큼 논공행상이 아닌 공개적이고 투명한 시스템 속에서 인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주당도 과거 야당 시절 여권의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만큼, 이전 정부와 다르다는 걸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25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7월부터 문자메시지에 회신한 사무처 당직자들을 상대로 수차례에 걸쳐 희망 공공기관 수요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홍종학 전 민주당 의원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지명해 1기 조각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과 맞물려 조만간 각 부처 산하 기관장들에 대한 인선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민주당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일부 기관장 자리에 대한 하마평까지 흘러나오는 등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던 터였다. 현재 공석이거나 임기가 끝난 기관장 수는 50여 개에 달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집권여당이 됐으니 보은인사를 기대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며 “실제 공공기관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의사라도 타진해보자는 차원에서 문자 답변을 보낸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국정운영 철학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당직자는 “일부 실세가 나눠먹기 식으로 알음알음 인사 추천을 했던 과거에 비해서는 나아진 방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2013년 공기업 낙하산 인사 문제를 제기하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를 비난했던 것과는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박수현 당시 원내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화성 보궐선거 출마를 접은 대가로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을 내정했고 한국도로공사 사장도 결국 낙하산 내정자였다”며 “사실상 청와대의 후보 매수 행위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민생과 정치개혁과 공기업 개혁을 외치기에 앞서 수신제가(修身齊家)부터 하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을 뽑는 것에 대해 크게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지나치게 자기 세력만 고집하는 것도 국민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은 “공공기관 인사의 경우 공개적이고 투명한 시스템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효목·송유근 기자 soarup624@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