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CIA)이 23일 방미 중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수행 의원들에게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한 미국의 대응 방안을 브리핑했다. 북한 관련 정보 총괄, 휴민트(인적 정보) 수집 강화 등을 위해 지난 5월 설립한 ‘코리아임무센터’ 책임자가 1시간30분에 걸쳐 핵·미사일 능력을 평가하고 관련 시설에 대한 선제적 예방타격, 김정은 정권 교체 등 다양한 특수 작전을 설명했다고 한다.

CIA의 이번 북핵 브리핑은 그 형식부터 이례적이다.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對北)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한국 정부의 불쾌감까지 감수해야 한다. 내용에도 유의할 만한 부분이 있다. CIA가 한국당 당론인 ‘전술핵 재배치’ 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중국이 역할을 못하면 한국 선택은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무장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술핵 재배치는 현재 한·미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분위기의 언급들이 나온 것이다.

CIA 브리핑을 들은 한국당 의원들은 “섬뜩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짐작했던 것보다 미측의 북핵 인식이 훨씬 심각하며, 대응 태세가 더 광범위하고 강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지난 19일 “김정은이 갑자기 사라지더라도 나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다시 주목하게 된다. 정부·여당은 미 국방부나 CIA와 어느 정도 깊이 정보를 공유하는지 궁금하다. 외교·안보 라인이 미국 입장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는 정황도 있다. 정부는 더욱 긴장하면서 더 현실적인 북핵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