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리 원전 안쓰는데 해외수출 지원이 잘 되겠나”
“20년 매달린 기술인데… 이젠 어디 팔 곳도 마땅찮네요.”
강성현(사진) 영진테크윈 사장은 2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란 질문에 긴 한숨과 함께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지금 기로에 서 있다. 회사 문을 닫을 상황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향후 신규 원전을 더 짓지 않고,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은 폐로하겠다는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더 이상 회사 제품을 팔 곳이 없어지자 강 사장의 영진테크윈과 같은 원전 부품 중소업체는 조만간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영진테크윈은 원전에 들어가는 원자력 제어봉 구동장치와 원자로 냉각펌프에 쓰이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매출액은 20억 원(2016년 기준)이지만 원자력 국산화 붐이 일었던 1995년, 부품 국산화에 참여해 오로지 원전 부품 개발·생산 분야에 집중한 끝에 핵심기술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영광 원전 5·6호기 건설 당시부터 납품을 시작해 현재 신고리 원전 5·6호기에도 두산중공업의 협력 업체로 납품하고 있다. 한국형 원자로(APR1400)에 적합한 기술을 보유했기에 향후 국내 신규 원전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해외 신규 원전에서도 영진테크윈의 제품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이젠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정부가 원전 수출은 지속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강 사장은 이마저도 미덥지 않다. 강 사장은 “우리 회사를 포함한 두산중공업의 협력업체 14곳은 다들 비슷한 처지”라며 “APR1400은 한국형 원전인데 우리가 원전을 짓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가 우리 원전을 선택할 리 만무하다. 중국 등에 사업을 처분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영진테크윈에서 생산하는 부품은 수명 자체가 40년짜리여서 신규 원전에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게 강 사장의 설명이다. 탈원전 정책 기조가 유지되면 고유 개발한 이 기술은 사장될 수밖에 없다.
강 사장은 “회사 직원 13명이 모두 전문 기술인력이어서 이들이 원전 부품 이외 다른 것을 생산하기도 어렵고, 장비도 원전 부품에 맞춰져 있어 호환할 수 없다”며 “한순간 일자리를 모두 잃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원전 산업에 대한 배려나 대책 없이 이뤄진 것에 대해 서운함을 털어놨다. 강 사장은 “안전에 의심이 있는 노후화 원전은 폐로하되, 대신 안전성이 담보되는 신규 원전 건설이 이어져야 한다”며 “그럴 경우 폐로에 따른 해체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고, 원전 관련 국내 기술들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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