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쾌빈3리 가얏고마을 문화관에서 농촌체험여행에 참가한 학생들이 가야금 지도사의 설명에 따라 연주를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지난 16일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쾌빈3리 가얏고마을 문화관에서 농촌체험여행에 참가한 학생들이 가야금 지도사의 설명에 따라 연주를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5) 경북 고령

“이 마을의 특산물은 가야금입니다. 이 아름다운 소리가 농촌을 찾는 도시민들에게 영혼의 휴식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죠.”

지난 14일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쾌빈3리 가얏고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50여 개의 가야금이 한꺼번에 연주되는 장관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날 시작된 ‘2017 가얏고 마을 축제’ 개회 행사에서 학생·일반인으로 구성된 가야금 연주자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가얏고 마을 광장에서 평소 보기 힘든 가야금 협연을 펼쳐 보였다. 가야금 독주가 가녀리고 섬세하다면 협주는 전율을 느낄 만큼 웅장함을 더해 듣고 있는 관객을 사로잡았다.


경북 고령은 고대 대가야의 수도 지역이다. 가야금을 만든 악성(樂聖) 우륵이 탄생하고 활동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가얏고 마을은 먹거리를 특산물로 내놓은 다른 농촌 관광지와 달리 ‘문화’를 도시민들에게 제공한다. 마을의 또 다른 이름인 ‘정정골’은 가야금이 ‘정, 정, 정’ 소리를 내며 골짜기에 퍼진다는 데서 비롯됐다.

이런 특색을 가진 고령군의 ‘통통한 고령 농촌체험여행’은 지역 농산물·먹거리를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농촌에선 보기 힘든 역사·문화체험도 곁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매우 유익하다. 고령 농촌체험여행은 지역 4개 마을의 특징을 최대한 부각했다. 가얏고 마을은 우륵과 가야금, 개실마을은 전통문화와 인문학, 예마을과 신리마을은 농촌체험이 특징이다.

조선 영남사림의 종조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종택이 있는 개실마을의 전통한옥은 그 자체가 관광상품이다. 이날 우륵박물관 마당에서 열린 사생대회에 참여하고 체험마을도 경험한, 대구에서 온 김현지(11) 학생은 “가야금에 대해 많은 체험을 했다”며 “직접 김장도 하고 농사도 경험할 수 있어 재밌다”고 밝혔다.

마을 특징과 함께 각종 시설이 갖춰져 있어 방문객들은 호평을 아끼지 않는다. 하루 평균 1000여 명이 찾는다는 예마을의 경우 현대화된 물놀이 시설도 갖추고 있어 어린이들로부터 인기다. 농촌관광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숙박시설 역시 최신시설이다. 고령군은 다른 마을에 비해 숙박규모가 작은 가얏고 마을의 숙박시설도 증축할 계획이다.

가얏고마을 축제 도중 농악 연주자의 반주와 함께 사자춤 공연이 시연됐다.
가얏고마을 축제 도중 농악 연주자의 반주와 함께 사자춤 공연이 시연됐다.

1박2일간의 일정은 대가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먼저 대가야 박물관에서 전문 학예사의 설명을 통해 교과서에 나오는 가야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대가야박물관(역사·문화 탐방)과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704기)을 방문해 대가야의 숨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가얏고 마을에 있는 우륵박물관에서는 가야금의 역사 등을 배우는 한편, 실제 가야금을 만들고 연주해볼 수 있다. 역사·문화 학습 이후엔 신리마을에서의 밤줍기, 예마을에서의 딸기 수확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신리마을 밤줍기는 10월, 예마을 딸기 수확은 11~12월에 진행된다. 저녁에는 지역 할머니들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동네 어르신들과 농촌 생활 및 마을에 대한 얘기들을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이튿날도 체험장으로 이동해 각 계절에 맞는 농사체험, 엿 만들기,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칼국수 만들어 먹기 등의 먹거리 프로그램과 대가야수목원 혹은 장기리 암각화를 구경하는 관광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마을의 특징을 살린 테마농촌체험 관광뿐만 아니라 각 마을에서 자동차로 10분 안팎의 거리에는 계절별로 볼거리·먹거리가 풍부한 관광농원들도 4곳(대가야, 고령, 봉이팜, 청산)이나 있어 고령을 찾는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고령군은 이 같은 지역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도시민들이 농촌에 대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나이·세대별로 관심 있는 부분을 파악해 별도의 프로그램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최상희 고령군 관광진흥과 주무관은 “대가야 역사와 향토 먹거리·볼거리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통통한 고령 농촌체험여행’이 인근 대구·경북 지역뿐만 아니라 멀리 수도권 및 다른 지역 사람들도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올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 = 박정민 기자 bohe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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