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의견 수렴
리스트 확인땐 사법개혁 올스톱
조사 안할땐 법관회의 반발 예상


반년에 걸쳐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사법부 블랙리스트(판사들의 성향을 분석한 문서)’ 추가 조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김명수(사진) 대법원장이 27일 의견수렴의 마지막 절차로 대법관들과의 회동 자리를 마련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번 사안은 어떤 결론을 내놔도 법원 내 갈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불거지는 게 불가피하다고 보고, 결정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판사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는 등 ‘정당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법원 내부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김 대법원장이 결론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김 대법원장과 13명(법원행정처장 포함) 대법관의 비공개 대법관회의에서는 블랙리스트 추가 조사를 비롯한 각종 현안이 테이블에 올라 있다.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건은 이번 회의의 정식 안건은 아니지만, 김 대법원장은 공식 회의에서 이번 문제에 관한 대법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단을 내릴 방침이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법관들의 의견을) 사법부 내 다른 그룹과 같은 비중으로 두기는 어렵고 높은 비중으로 듣겠다. 최대한 많이 존중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법원 안팎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어떤 결론을 내놔도 파장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추가 조사를 하면, 지난 4월 전직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현직 판사가 참여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를 정면 부정하는 셈이 돼 법원 내부 반발이 나오게 된다. 조사 이후가 더 문제다. 실제 블랙리스트 파일이 나오면, 법원 내 모든 이슈가 블랙리스트에 파묻혀 김 대법원장이 본격 추진 중인 ‘사법개혁’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아울러 블랙리스트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보기에 따라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또 다른 문건이 나와 ‘제2의 블랙리스트 사태’가 발생할 개연성도 있다.

이 와중에 법원 일각의 요구에 따라 검찰이 대법원 내부 문제에 개입하는 법원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사 결과 컴퓨터에 아무런 파일이 나오지 않더라도 “대법원장이 괜히 이번 사태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추가 조사를 하지 않으면, 시종일관 재조사를 요구한 전국법관대표회의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의혹의 불씨’가 계속 남아 있는 점도 문제다. 법원 내 중심 세력으로 등장한 법관회의가 김 대법원장의 지시에 따라 보존 조치 돼 있는 블랙리스트 파일 저장 의혹 컴퓨터를 열어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을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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