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청산’ 내부 겨누는 검찰

현직 검사 3명 등 7명 조준
2013년 위장 사무실 만들고
허위 증언·진술 주도한 혐의
“조만간 소환… 신속히 수사”


각종 국가정보원의 정치 공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칼끝이 내부로도 향하고 있다.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장호중 부산지검장 등 현직 검사 3명과 국정원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현직 검사장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은 지난해 7월 진경준 검사장 이후 두 번째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 관계자는 27일 오전 “2013년 국정원 사건 수사 방해 행위와 관련해 장 지검장,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 총 7명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현안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 2013년 대선 개입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국정원 내부 관계자와 국정원 파견 근무를 하던 검사 3명이 포함된 이 TF가 수사 방해 행위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왔다.

이날 압수수색은 해당 TF 구성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 전 2차장과 당시 감찰실장이던 장 지검장, 법률보좌관이던 변모 서울고검 검사, 파견검사이던 수도권 지검의 이모 부장검사, 국정원 문모 전 국익정보국장, 고모 전 국익전략실장, 하모 전 대변인 등이다.

검찰은 이들이 이날 구속영장심사를 받는 김진홍 당시 심리전단장 등과 함께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 및 수사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 등을 마련하고 허위 서류 등을 갖다 놓도록 지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심리전단 직원들이 수사를 받거나 재판에 증인으로 설 때도 허위 진술·증언을 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조만간 대상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신속히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 방해 행위에 장 지검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직 검사들이 국정원 관계자들과 함께 조직적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압수한 증거물들의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다음 주부터 장 지검장 등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공교롭게 당시 이들의 수사 방해를 받은 국정원 특별수사팀을 이끌었던 팀장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윤 지검장은 23일 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사 및 사법 방해 부분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과 함께 TF에 속했던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은 25일 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날 오전 영장심사를 받았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의 영장심사 역시 이날 오전 열렸다. 박 전 국장은 구속된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과 함께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을 작성하고 실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민병기·이정우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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