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출간된 ‘대통령의 책 읽기’(휴머니스트)도 그런 열망 속에서 나왔습니다. 철학자 이진우 포스텍 석좌교수, 역사학자 임지현 서강대 교수, 한문학자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물리학자 김상욱 부산대 교수, 정신의학자 하지현 건국대 교수, 사회학자 오찬호 등 26명이 대통령에게 권하고 싶은 단 한 권의 책을 꼽고 왜 이 책인가에 대한 글을 쓴 것입니다. 26명의 저자들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지만 하나같이 주요 저자이자 다독가들입니다.
리스트를 보면 이진우 교수는 ‘철학 없는 대통령은 통치자로 남을 뿐’이라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임지현 교수는 ‘위대한 이념도 삶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며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권했습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성숙한 인격이 성숙한 정치를 만든다’며 넬슨 만델라의 자서전을,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 사회적 합의를 위해 마틴 포트의 ‘로봇의 부상’을 대통령 필독 리스트로 전했습니다.
대통령과 책은 언제나 대중의 관심거리였습니다. 미국에선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라이프’지에 애독서 10권을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기 시작해, 그 뒤부터 대통령의 여름 휴가 독서 목록을 공개하는 전통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의 책은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되며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책 읽기’를 펼쳐 보다보면 우리 사회에서 대통령의 책은 ‘대통령이 읽은’ 책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정치가 가져야 할 철학과 품격에 대한 갈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책의 부제인 ‘대통령에게 권하고 시민이 함께 읽는 책 읽기 프로젝트’는 이 책의 목표를 분명히 합니다. “정치가 곧 통치인 시대를 마감하고 토론과 공론, 여론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의 시대로 나아가려면 지도자도, 국민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출판사는 “우리 현대사에서 국민이 민중으로, 다시 시민을 거쳐 이제 우리 시대가 마주한 문제들을 정확히 알고 공유하며 그 해결방안을 토론하면서 찾아 나가고 실천하는 지민(知民)이 돼야 하기에 대통령과 지민이 함께 읽어야 할 목록으로 이 책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지민의 책리스트를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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